요 근래 KPC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것 같지가 않은 태도, 어딘가 멍한 얼굴, 밤이 되면 창 밖만 멍하니 바라보는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그런 날이 반복되며 당신이 지쳐갈 때 즈음, KPC가 당신에게 말합니다.
일주일 뒤, 같이 별로 돌아가자.
< 시나리오 정보 >
· 크툴루의 부름(Call of Ctuhulhu) 7판 기준
· 인원 : 1:1 타이만
· 배경 : 현대
· 플레이 시간 : 테스트플레이 기준 4~6시간
· 플레이 난이도 : 中下
· 키퍼링 난이도 : 中
· 자유도 : 中
· 추천 관계 : 한쪽이 헛소리를 해도 괜찮은 동거 관계
· 추천 기능 : 관찰력, 자료조사, 지능, 대인관계 관련 기능
· RP 위주의 시나리오
· 로스트 엔딩 有
· 트리거 워닝: 가스라이팅, 고어, 자해, 살인미수, 정신질환 묘사, 사이비 종교 귀의 및 포교, 종교적 표현, 사상 및 행동 강요, 약물 중독, 많은 눈, 감금, 납치
< 유의사항 >
· 룰북 없는 플레이를 금지합니다.
· 시나리오의 재배포, 개변 후 배포, 쿠션 없는 스포일러를 금합니다.
· 키퍼링 커미션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세션카드 커미션은 자유이나 스포일러를 주의해주세요.
· 크툴루적 요소가 나오지 않습니다.
· 플레이어 산치가 깎인다는 평이 있습니다. 플레이시 부디 주의해주세요.
· 트리거 요소가 다분합니다. 플레이 도중 과도한 감정적 피로감을 느낄 시 즉시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주세요.
· 라이터는 정신질환과 고통의 미화, 대상화를 옹호하지 않습니다.
· 이런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 KPC와 탐사자 둘다 무척이나 소중하다. 특히 KPC가 소중하다.
· 적나라하고 자극적인 묘사가 많습니다. 절대로 힐링, 개그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플레이어를 속이고 데려가지 마십시오.
· 전체적인 배경과 진상을 제외하고 자유로운 개변이 가능합니다
· 시나리오와 관련된 문의는 Twt. @w_Plankton 계정의 다이렉트 메세지로 부탁드립니다.
· 약칭은 ‘우별돌’ 입니다.
아래로 시나리오 본문과 진상이 이어집니다.
진상
KPC는 우연찮게 사이비 종교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권력이나 돈 따위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순수히 광기에 점칠된 종교에 말이죠. 신도를 끌어들이는 방법이 매우 어색했기에 충분히 벗어날 수 있었지만, KPC는 그러지 못 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이념은 어릴 적 소중한 사람들에게서 줄곧 들어왔던 주장이었습니다. 너무 어릴 적의 일이기에 그런 기억을 떠올리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KPC는 거절하지 못하고 차차 빠져들어갑니다. 시나리오가 시작되는 시점에선 이미 종교에 빠진 뒤 6달이 지난 후입니다. 그 종교는 무언가를 믿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존재를 고찰하며 나락으로 향하는 것을 종용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별에서 태어나 별로 돌아간다. 삶은 허무하다. 우리의 존재는 무가치하다. 역사와 우주에 인간이 남길 수 있는 것은 존재치 않는다. 모든 것은 별에게로 환원되어야 한다. 모든 생물은 손쉽게 죽고, 모두 별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별에서 태어난다. 우리는 의미 없는 행위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별에게서 태어나 별을 빨아먹으며 살아가야 한다면, 우리의 무가치함을 죽음으로 바꾸자. 우리 스스로를 별에 바치자.
이 종교의 신도들은 별로 돌아가기 위해 순서를 정한 채 분신자살을 했습니다. KPC의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잿더미가 되어 허무하게 죽었습니다. 모든 죽음은 평온했습니다. KPC 또한 차례가 다가옵니다. 별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죽음이고 구원이라고 받아들이게 된 KPC는, 자신이 죽는 날, 탐사자도 같이 구원받게끔 유도합니다.
◇KPC 정보
KPC는 어릴적부터 인간은 무가치하며, 빨리 별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어왔습니다. 때로는 정말 목숨이 위협받기도 하는 일상. 어느새부턴가 그런 얘기를 듣게 되지 않았지만, 무척이나 어릴 때 들어온 얘기는 무의식을 떠나지 않아 늘 KPC에게 어색한 무기력감을 심어줬습니다.
이런 무기력감이 KPC가 종교에 들어가게 되어 극대화됩니다. 종교에 들어가 석 달 즈음 되었을 때, 어릴 적 기억이 부상하기 시작하며 KPC의 삶을 망쳐갑니다. KPC가 평소처럼 살아가면 머릿속에선 무가치하다는 말이 울립니다. 밤이 되어 올려다보는 하늘, 그 수많은 별들이 눈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별로 돌아가야 한다며 주장한 어른들의 시선. 날이 갈수록 엉망진창으로 일그러져가는 현실감각. 존재에 대한 회의감. 마음 속 깊게 바라고 있는 구원.
순서를 지켜서 죽어야 한다는 교리에도 불구하고, 옭아매고 있는 기억의 사슬에 KPC는 자해행위에 시달리게 됩니다. 얼른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압박당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죽음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 또한 아직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그 모든 행동을 외면하고 부정하지만, 이미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죽음에 대한 순수한 열망이 가득합니다. 그러한 KPC는 탐사자에게 이상한 소리를 하고, 때로는 붙잡고 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 모든 행위는, 같이 구원받자는 순수한 의도에 불과합니다.
◇KP 유의사항
본문은 모두 나름 탐사자가 KPC를 신경쓰고 있는 상황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꼭 탐사자가 KPC를 걱정하지 않아도 시나리오는 진행할 수 있으니, 마음껏 개변해주세요. 시나리오 본문 내 존재하는 보라색 지문은 모두 KP 노트입니다. 초록색 지문은 판정 지문, ☆가 붙은 경우 탐사자가 선언하는 경우 또는 유도하는 경우며, ★는 필수 판정입니다.
2023년 3월 2일, 오전 7시.
♬ OCTOBER - A Good Year
언제나와 같은 아침입니다. 탐사자 당신은 오늘도 홀로 아침을 맞이합니다. 원래 같았다면 분명히 KPC와 싫든 말든 같이 아침을 맞이했을텐데, 근래 들어 KPC가 이상해졌죠. 늦잠도 자고, 직장(학교로 개변이 가능)도 출근하질 않고, 끼니도 제대로 챙기질 않고…. (3월 11일이 KPC가 ‘별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당일이 가까워져가 삶의 의욕을 잃은 상태입니다.) 걱정입니다.
나가야 할 때까지 시간은 좀 남아있으니, KPC의 상태를 살펴봅시다. 탐사자가 원하지 않는 경우 살피지 않고 나갈 수 있습니다. 살필 경우, RP를 진행합니다.
KPC는 탐사자가 나가는 소리에 일어나, 방 안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상태입니다. 탐사자가 KPC를 방에서 나오게끔 유도한다면 나올 수 있습니다. ☆ 상태를 살펴보길 원한다면, 관찰 판정 : (실패 시) 여느 때와 똑같은 KPC의 모습입니다. 조금 잠이 부족해보이긴 하네요. / (성공 시) 어딘가 멍하고 피곤해보이는 얼굴입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 (극단적 성공 이상) 어딘가 멍하고 피곤해보이는 얼굴입니다. 허나, 미묘한 이질감이 그를 왠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상태처럼 보이게 합니다.
KPC에게 아침을 먹인다면 먹기는 합니다. ☆ 관찰 판정 : (실패시) 그나마 아침밥은 잘 먹는 것 같습니다. / (성공 시) 탐사자는 KPC가 맛있게, 또는 배부르게 먹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KPC와 대화를 시도한다면 KPC는 탐사자와 대화하는 내내 어딘가 붕 뜬 듯한 언행을 보입니다.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하기도 하고, 계속해서 별과 관련된 얘기를 합니다. 어젯밤 하늘에서 보인 별이 정말 예뻤다. 달이 밝았다. 날이 흐리지 않아 별이 잘 보여 다행이었다, 등등. ☆심리학 판정 : (실패 시) KPC가 별 관측을 취미로 하던가요…? 잘 모르겠군요. / (성공 시) 무언가 기대감이 섞인 목소리입니다. 무얼 기대하는 건진 알 수가 없군요.
(별로 돌아가는 날을 기대하며 얘기하는 것입니다. 탐사자가 대화에 긍정할 경우 KPC는 탐사자도 별에 돌아가는 것에 호의적인 입장이라 착각하게 됩니다.)
KPC를 챙기다보니 어느새 나갈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당신은 KPC에게 인사를 남기고 집에서 나갑니다. …나가는 도중, KPC가 뭐라 중얼거리는 게 들린 것 같습니다. 뭘까요? ★ 듣기 판정 : (실패 시) 너무 작아서 잘 들리지 않습니다. / (성공 시) “ 앞… 한 달도… ” 뭐라 하는지 정확히 들리지는 않는군요. / (극단적 성공 이상) “ 앞으로 한 달도 안 남았어. ” 한 달? 무슨 얘기를 하는 걸까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KPC를 뒤로하고 당신은 직장으로 출근합니다. 어쨌든 오늘 하루도 살아가야 하니까요. 안 그래요? 탐사자.
2023년 3월 2일. 오후 12시 40분.
♬Musing Under Moonlight - Brombaer
점심식사를 하던 도중, KPC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받지 않으려고 해도 끊임없이 전화를 합니다. 어떻게든 받게 해주세요.) 전화를 받아보면, KPC가 다급하고 왠지 떨리는 목소리로 묻습니다.
“ 나 너무 무서워. 무서워할 이유가 없는데 무서워.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분명,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는데 왜이리 무섭지? ”
KPC는 갑작스레 이상한 말을 늘여놓습니다. 탐사자가 KPC에게 왜 그러냐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KPC는 답하지 않고 똑같이 기대하고 있는데 두렵다는 말을 반복할 뿐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돌변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단 듯 밥은 먹었냐고 묻습니다. ★ 심리학 판정 : (실패 시) KPC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악몽이라도 꾼 걸까요? / (성공 시) 목소리가 이상합니다. 떨고 있는데 어째선지 기뻐보이기도 합니다.
(별로 돌아가는 날, 즉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KPC는 확실히 그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본능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갑자기 태도가 바뀌는 것은 두려움을 부정하는 모습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대화가 끝나고, KPC가 먼저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다시 전화를 걸고 싶어도, 점심시간이 다 지나가버렸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상세히 물어보는 게 좋겠군요.
2023년 3월 2일. 오후 7시 40분.
♬ Mike Sheridan - Stjernekiggeri
지친 몸을 이끌고 당신은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에 들어오니 이상한 탄내가 진동합니다. 이게 뭔 냄새죠? 집 안을 조금 거닐다보면, KPC가 부엌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 관찰 판정 : (실패 시) KPC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마구 뜯어내며 불태우고 있습니다. 이성판정(0/1). / (성공 시) KPC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마구 뜯어내며 불태우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 얼굴은 희열과 공포 등등 온갖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기뻐하는 건지, 떨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이성판정(0/1d2).
탐사자가 KPC에게 말을 걸면 깜짝 놀라 탐사자를 바라봅니다. 가스불을 쳐다보다가, 다급히 탐사자를 보고 고개를 젓습니다.
“ 내가 한 게 아니야. ”
분명, KPC 스스로 머리를 뜯으며 그걸 불태우고 있었는데요. KPC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탐사자가 집요하게 물어봐도 KPC는 절대로 자신이 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간혹 횡설수설거리며, 전부 별을 위해서, 같은 말을 중얼거립니다. 전화나 한 달 등의 말들을 물어보면 대답하지 않고 주제를 회피합니다. ☆ 말재주 또는 설득 판정 : (실패 시) KPC는 대화를 멈추고 방으로 도망칩니다. 따라가기도 전에 문을 닫고 잠궈버려 소통을 차단합니다. / (성공 시) KPC가 조금 차분해져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설명이라곤 하지만, 당신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별을 위한 희생이라는 둥, 당연한 희생이라는 둥…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KPC는 대화를 멈추고 방으로 도망칩니다.
만일 탐사자가 방으로 쫓아갈 경우, KPC는 화를 냅니다. (오전에 별과 관련된 대화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경우, 기대감이 배신당했단 태도에 가깝습니다.) 아무리 대화를 해도 더이상 들어주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군요. KPC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건 결국 다음에 물어볼 수 밖에 없겠습니다. 일단은 피곤하니, 저녁을 챙기고 조금 쉰 뒤 잠을 자도록 합시다. 다음엔 KPC가 제대로 대답해주면 좋을텐데….
2023년 3월 3일, 오전 2시 50분.
♬ Beware the friendly stranger - Boards of Canada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음과 무거운 몸에 당신은 잠에서 깹니다.
★ 듣기 판정 : (실패 시) 이게 대체 뭔 소음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잠에 방해되기만 하는군요. 피로감에, 탐사자는 다시 잠에 빠져듭니다. / (성공 시) KPC가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무어라 속삭이는 건진 잘 들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 무게, KPC가 당신을 누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극단적 성공 이상) 누군가가, 아니, KPC가 속삭이고 있습니다. “ 너도 구원받을 수 있어. 같이 별로 돌아가자. ” 이게 무슨 소리죠? 심지어 지금 느껴지는 무게는, KPC가 당신을 누르는 것만 같습니다.
★ 듣기 판정에서 성공 이상일 경우, 관찰 판정 : (실패 시) 어둑한 시야에, 누가 당신을 누르고 있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목소리는 KPC인데…. / (성공 시) 간신히 시야가 어둠에 익숙해져, 자신을 누른 존재를 뚜렷히 보면… KPC입니다. 당신 위에 올라탄 채 중얼거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성 판정. (0/1) / (극단적 성공 이상) 어둠에 익숙해진 시야에 예상한 KPC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탐사자의 위에 올라탄 채, 광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이성 판정. (0/1d2)
당신을 누르고 있던 존재가 (듣기 판정과 관찰 판정 모두에서 성공한 경우 KPC로 출력) 이내 당신의 목을 조르기 시작합니다. 장난같은 걸 하는 게 아닙니다. 그 손에는 확실히, 살인 욕구가 들어있습니다. 숨이 막혀 정말로 기절하기 일보 직전, 그는 무어라 중얼거리고 손을 뗍니다. 그리곤 내려가 저벅저벅 걸어갑니다.
★ 듣기 판정 : (실패 시) 방금 무어라 중얼거린 거였죠? / (성공 시) 아직은…… 참아야……. 분명히 뭐라고 한 거 같은데, 앞 단어만 들었습니다. / (어려운 성공 이상) 아직은 때가 아니야. 참아야 해. 너무나도 냉정한 목소리였습니다.
목을 졸린 탓인지, 피로감이 순식간에 쏟아져옵니다. 당장이라도 일어나 대체 뭐냐고 말하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당신의 시야는 어둠 속으로 침전해갑니다.
2023년 3월 3일, 오전 7시 20분.
♬ Maxence Cyrin - Where is my mind (slowed)
아침이 밝았습니다. 어제 새벽의 일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잔 것 같지가 않습니다. 몸이 찌뿌둥하지만, 당신은 어영부영 일어나 오늘도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일어난 김에 KPC에게 어제 일들을 모두 물으려 방에 가보면, KPC가 자리에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건 책상 위에 올려진 쪽지입니다.
나갈 곳이 생겼어. 아마 오늘 안에 들어올 거야. 걱정 마.
걱정을 안 하게 생겼나요. 어제만 해도 이상한 행동이 한가득에, 요즘 마치 죽은 사람처럼 지내더니 갑자기 밖에 나간다니요. 전화라도 걸어보는 게 어떨까요. (탐사자의 선택사항이지만, 유도해주시는 게 시나리오 진상 추측에 도움이 됩니다. 키퍼의 재량껏 진행해주세요.) 전화를 걸자, 안 받나? 같은 생각이 들 때 즈음 KPC가 전화를 받습니다. (자유롭게 RP를 진행해주세요. KPC는 현재 해당 종교의 교회에 있습니다만, 탐사자에게 이를 알리지는 않습니다. 직장, 또는 학교에 왔다고 적당히 둘러대주세요. / ☆듣기 판정 : (실패 시) 딱히 들리는 건 없습니다. 진짜 오랜만에 제 할 일을 하러 나간 걸까요…? / (성공 시) 종소리와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교회 안에 있는 분위기입니다.)
잠깐 대화를 이어나가다가, KPC가 먼저 바쁘다며 전화를 끊습니다. 일단은 괜찮겠죠.
2023년 3월 3일, 오후 8시
♬ descended · Koen Nagel
집으로 돌아와 TV를 시청하는 도중, KPC가 집에 돌아옵니다. 뭔가 잔뜩 들고 왔네요. 맛있는 냄새가 납니다. KPC가 저녁을 먹는 김에 사왔다고 하는군요. (탐사자가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KPC가 당신에게 가져온 것을 건네며 TV를 쳐다봅니다. TV에선 최근 연달아 발생하는 자살사고를 타살로 규범하고 수사를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민의 인터뷰로, ‘인터넷에서 사람은 무가치한 존재니 별을 위해 돌아가야 한다는 글이 엄청 유행하던데요? 다들 농담으로 써먹지만, 진짜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그것 때문이 아닐까요?’ 라는 말이 흘러나옵니다.
TV를 쳐다보던 KPC가 입꼬리를 올립니다. 그리고 탐사자를 바라보며 묻습니다.
“ 사람은 별에서 태어나 별로 돌아간다더라. ”
이게 뭔 생뚱맞은 소리인가요?
“ 탐사자, 너는 삶이 가치있다고 생각해? ”
어떻게 답해야 될지 모르겠는… 꽤나 곤란한 질문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기분이 꽤 괜찮아보이기도 하고… 어제, 그리고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을 물을 겸 조금 대화를 해볼까요?
(자유 RP를 진행합니다. 탐사자가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물으면, KPC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합니다. 만일 탐사자가 증거 따위를 확보해둬 KPC에게 보이면, 필사적으로 주제를 바꾸려 하거나 패닉 상태에 빠집니다. KPC는 자신이 고작 종교 때문에 탐사자에게 그런 일을 저지른 것에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믿는 것을 그만두고 싶진 않아 합니다. / ☆ 패닉 상태에 빠진 KPC에 관찰 판정을 시도할 경우 : (실패시) 눈에 띄는 점은 없지만, 일단은 무척이나 불안해보입니다. / (성공시) 무척이나 불안해보이는 모습입니다. 마치… 탐사자, 당신이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불안함입니다.)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흘러 취침시간이 다가옵니다. 내일은 주말이니 늦게 자도 상관은 없겠지만… 어째선지 무척이나 피곤합니다. KPC와 나눈 대화가 문제일까요? 알 방도는 없습니다. 일단은 잡시다.
2023년 3월 4일, 오전 11시
♬ la petite fille de la mer - vangelis [slowed] [reverb]
모처럼의 주말, 탐사자는 늦잠을 잤습니다. 일어나 거실에 나가보니 KPC가 조금 이른 점심을 준비하고 있네요. KPC가 당신을 보더니, 탐사자가 늦게 일어날 거 같아서 요리하고 있었단 말을 덧붙입니다. 왜 갑자기 생기를 되찾은 듯한 모습일까요? ★관찰 판정 : (실패 시) 스스로 극복이라도 해낸 걸지도 모릅니다. 일단 점심부터 먹을까요? / (성공 시) 그런 것 치곤 어딘가 몽롱해보입니다. 마치 약에 취한 듯한……. 일단은 점심부터 먹을까요.
조금 이른 점심을 먹고, 잠깐 KPC와 수다를 떨다… 문득 KPC가 당신에게 묻습니다.
“ 일주일 뒤, 같이 별로 돌아가자. ”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요? 당신이 뭐라 되물으려는 찰나, KPC가 먼저 방에 들어갑니다. 피로하다고는 하지만, 행동거지가 어딘가 수상쩍습니다. KPC를 따라가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반드시 따라가게끔 유도해주세요.)
♬ 63º32'43.7"N 19º43'46.3"W
당신은 KPC를 따라가 방에 들어가는 걸 지켜봅니다. 문 틈새로 그를 지켜보면, KPC가 알약인지 사탕인지 모르겠는 것을 몇 개 삼킵니다. (마약입니다. 당일날 고통에 무뎌지기 위한 용도로 신도에게 받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있는 KPC는, 곧 상체가 힘없이 추욱 늘어집니다. 휘청거리며 제 방 안을 걸어다니고, 다리에 힘이 풀리자 바닥에 기어다니기도 합니다. 책상을 짚고 일어서더니, 손으로 책상을 쓸듯 뒤적이다가 커터칼 하나를 손에 쥡니다. 그리곤 그 칼로, 미친듯이 제 팔을 쑤셔댑니다. 끈적한 피가 바닥에 툭툭 떨어집니다. KPC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몇 번이고 제 팔을 쑤셔대다가 칼을 바닥에 내던집니다. 이성 판정. (1/1d2)
★ 듣기 판정 : (실패시) 무어라 중얼거리고 있지만 들리지가 않습니다. / (성공시) 잘 들어보니, “ 익숙해져야 해. 익숙해져야 해. 그래야 돌아갈 수 있어. ” 라며 중얼거리는 것이 들립니다. 그 말엔 광기와 희열이 섞여있습니다.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를 회피하고 억제하려는 행동입니다.)
★ 관찰 판정 : (실패시)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지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 (성공시) 기쁨과 황홀함, 그리고 공포가 뒤섞인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곧, 중얼거림이 멈추고 광기어린 웃음소리만이 방 안에 울려퍼집니다. 이성 판정. (0/1)
(탐사자가 방 안에 난입할 경우, KPC는 약에 취해 탐사자를 자신이 믿는 종교의 신도로 착각합니다. 일주일 뒤, 나는 드디어 별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두렵다. 이 두려움을 이겨내려면 어찌 해야 하나? 신도가 아닌 탐사자 또한 나와 같이 돌아가도 괜찮은가? 따위의 질문을 늘여놓습니다. 탐사자가 무슨 말을 하든 제대로 들리지 않고, 제멋대로 말을 해석해 대답합니다.)
웃음소리가 잠잠해지고, 이내 KPC는 지쳐 피범벅이 된 자리에 그대로 쓰러집니다. ……이 광경을, 뭐라고 형용해야 좋을까요? 탐사자.
(탐사자가 응급처치나 의료 판정을 통해 KPC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KPC의 일상은… 어그러지고 망가진지 오래 같습니다. 당신이 어찌 생각하든, 오늘도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만 갑니다.
2023년 3월 4일, 오후 5시.
♬ inertia - just a memory ago
충격적인 광경을 보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KPC가 방에서 다급히 뛰어나와 당신을 당황스러운 얼굴로 쳐다봅니다.
“ 저 바닥에 피 뭐야? 내, 내 팔은 왜 이래? 무슨 일이 있었어?! ”
몇 시간 전 본인이 저지른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요? 한 번 대화해보는게 좋겠습니다.
(KPC는 약에 취해 저질렀기 때문에 당시의 기억이 전무합니다. 설명을 하고 증거를 보여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대화가 어찌 흘러가도,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KPC는 확실히 방금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되려 탐사자 당신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목이 졸린 것, 당황스런 전화를 들은 것, 제 머리카락을 태우던 일, 전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단기간에 수많은 일을 겪으니 피로감만이 몰려옵니다. 혹시 모르죠, 아주 긴 꿈을 꾸고 있을지. KPC가 대화를 하다가 먼저 지쳐서 방에 들어갑니다. 당신 또한 지쳤는데도.
주말의 시작이 엉망진창입니다. 내일은 어디 나가는 게 좋겠어요. 오늘은… 일찍 쉽시다. KPC도 탐사자 당신의 얼굴을 더 보고싶어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2023년 3월 5일, 오후 1시.
♬ OCTOBER - Loss (Instrumental)
집에서 도망쳐나오듯 당신은 카페로 향했습니다. 공부하는 사람, 친구들끼리 모여 떠드는 사람, 불쾌하지 않은 적당한 소음. 커피향이 맴도는 카페 안은 많은 일이 있어 지친 당신의 몸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오늘은 좀 쉽시다. KPC를 신경쓰지 말고, 탐사자, 당신만의 시간을 좀 가지도록 해요.
★ 아이디어 판정 : (성공까지 ‘뭔가 할 게 있을 거 같은데’, ‘가만히 있기엔 너무 심심하지 않나요?’ 등의 지문을 출력하며 판정합니다.) 아! 생각난 김에 휴대폰이나 좀 봐야겠어요. 쉬러 왔으니 KPC에 대해 신경쓰고 싶지 않지만, 어제의 ‘별로 돌아가자’라는 말이 신경쓰입니다. SNS, 뉴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SNS → 요즘 화젯거리는 사이비 종교인 것 같습니다. 소문과 전도 조심하라는 말만이 가득합니다. 허나, 좀 살펴보니 ‘죽음을 구원으로 여긴다’, ‘신도들을 자살시킨다’ … 따위의 내용이 한가득입니다. ★지능 판정 : (실패 시) 음, 카페에 앉아있다 전도당하는 사례도 있다던데. 조심해야겠어요. / (성공 시) 설마… KPC가 이 종교에 빠진 건 아니겠죠?
뉴스 → 뉴스에는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자살 사건이 헤드라인으로 보도되어 있습니다. 전부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고 죽었다, 비명을 들었다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들은 확실히 이 사건들을 자살 사주로 판단해 용의자를 색출하고 있다는 내용…. 최근 나타난 신종 사이비 종교와 관련되어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는 내용…. 어딜 찾아봐도 똑같은 내용 뿐입니다. ★지능 판정 : (실패 시) 경찰들도 고생이네요. 어서 범인이 잡히면 좋겠어요. / (성공 시) 설마, KPC도? …아니, 그럴리가 없을 거예요.
일단 KPC를 피해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나왔으니, 카페 말고도 이곳저곳 들른 뒤 조금 늦게 들어갈까요. 문자라도 남겨두면 괜찮을 겁니다. 오늘은 좀 자유롭게 놀자고요. KPC도 이상한 짓을 또 하진 않을 겁니다. 어제 일로 나름 경각심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2023년 3월 5일, 오후 10시.
♬ [ 2 ] paniyolo _ days
당신은 밤 늦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안은 고요합니다. 당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특별한 일이 생긴 것 같진 않군요. KPC는 방에서 자고 있나 봅니다. 굳이 가서 깨울 필요는 없겠죠.
오늘은 정말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왔습니다. 즐겁고, KPC가 마음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정말로 편안한 휴식이었습니다. 이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살아가야죠. 주말이 지나가는 게 아쉽다며 투정부리다간 다음 날 지각할지도 모르니까요.
2023년 3월 6일, 오전 7시.
♬ [ 2 ] paniyolo _ days
아침이 밝았습니다. 끔찍이도 싫은 월요일입니다. 집 안은 평안합니다. 아무 일도 없고, 안정감을 주고 있습니다. 늘 그래왔지만, 최근 들어 이상한 일이 많았던 만큼 오늘은 그 느낌이 더욱 각별합니다.
KPC는 아직 자고 있는 것 같습니다. 꼭 깨우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깨웠다가 또 곤란해지는 건 사양이지 않나요? 일단 본인 앞길부터 잘 보도록 합시다, 탐사자. 아니, 앞길을 본다기보단 그동안의 악몽같은 경험에 당신이 그를 회피하는 것에 가깝겠군요.
밥을 먹고, 씻고, 나가고. 오늘도 하루가 시작됩니다.
2023년 3월 6일, 오후 1시.
♬ Øneheart - watching the stars
KPC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11일날 시간 돼?
11일이 무슨 요일이었던가요? 오늘이 월요일… 아, 토요일입니다. 기억하는 바로는, 토요일은 무척이나 한가합니다. KPC가 먼저 이렇게 묻는 걸 보니, 뭔가 약속을 잡고 싶은가본데…. ★ 지능 판정 : (실패 시) 11일… 뭔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약속은 확실히 없는데, 뭐였죠? / (성공 시) 11일… 맞다, 저번에 KPC가 말한 일주일 뒤가 11일이었죠. 저번에 말한 별로 돌아가자는 얘기랑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너랑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어.
어딘지는 그 날 설명할게.
(여기서 탐사자가 시간이 있다고 대답하든, 없거나 무시하든 KPC는 문자를 보냅니다. 이 이후 답장을 해도 답이 돌아오진 않습니다.)
탐사자 당신이 시간이 되는지 안 되는지에는 관심이 없는 듯 합니다. 당장 11일날 같이 가자고 결정하기엔… 별로 돌아가자는 말이 신경쓰이니, 대답은 보류하도록 합시다.
2023년 3월 6일, 오후 7시.
♬ Øneheart -apathy
오늘도 어찌저찌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안은 아침과 똑같이 고요합니다. ★ 관찰 판정 : (실패 시) 무언가 분위기가 다른 것 같긴 한데…. 감이 오질 않습니다. / (성공 시) 현관에 KPC의 신발이 보이지 않습니다. 인기척도 없습니다. 어디론가 나간 걸까요?
집 안을 둘러보면, 식탁 위에 쪽지 하나가 놓여져있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쪽지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있습니다.
친구가 저녁 먹자고 불러서 잠깐 나갔다 올게.
(저녁을 먹으러 가는 게 아닌, 의식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짤막한 쪽지입니다. 밥 정도야 금방 먹고 오겠죠. …그러고보니, 요즘 KPC가 방청소를 하던가요? 생각난 김에 방청소를 좀 대신 해주는 게 좋겠습니다. 그 김에 수상한 건 없나 조사도 하고요. 탐사자가 KPC의 방에 들어서면 탐사자의 눈엔 엉망진창으로 널브러진 KPC의 방이 보입니다. 정리를 하긴 하는건지, 읽다 만 책이 한가득 쌓여있고, 온갖 물건이 뒤죽박죽 섞여있습니다. 언젠가 취미로 잡았던 물건도 이제는 잊혀져 구석에 먼지가 쌓인 채 방치되어있습니다. 그나마 방 전체에 먼지가 한가득인 것은 아니니 정리를 도울 겸 이것저것 둘러봅시다. 서랍, 책상, 침대, 책장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 t+pazolite - I still think about y%#'()'&36)%(_'$&''&(15y!!!
서랍 → 삼단 서랍입니다. 정리하지 못해 우겨넣은 물건들이 한가득입니다. ☆ 관찰력 판정 : (실패 시) 그저 이것저것 한가득 우겨넣은 잡동사니 투성이에 불과합니다. 정리할 수 있을지 감도 안 잡히네요. / (성공 시) 세 번째 서랍에서, 쓰레기통이 더 어울릴 것 같은 구겨진 메모지 한 장이 보입니다. 꺼내서 살펴보니… 대략 20명 가까운 사람들의 이름과 날짜가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하단 핸드아웃 배부)
2023년 1월 4일.
Francis C. Burke
2023년 1월 7일.
Elizabeth B. Ledbetter
2023년 1월 8일.
Eric D. Rhodes
2023년 1월 14일.
Eddie J. Moe
2023년 1월 21일.
Susan M. Fitch
2023년 1월 30일.
Herbert B. Oneal
2023년 2월 3일.
Rebecca E. Stone
……
2023년 3월 11일.
KPC
탐사ㅈ (탐사자 이름이 적다 만 상태로 있습니다.)
★ 핸드아웃 배부를 받은 경우, 지능 판정 : (실패 시) 전부 처음 보는 사람들의 이름입니다. 이게 다 누구죠…? 마지막에 KPC의 이름은 왜 적혀있죠? 탐사자 당신 이름은 또 왜? / (성공 시)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이름입니다. 전부 뉴스에 나왔던 실종자들… 추후 타죽은 시체로 발견된, 자살 사건의 당사자들입니다. 마지막에 KPC의 이름이 존재한다는 건, 그럼…. 이성 판정. (0/1)
책상 → 이런저런 물건들이 널려있습니다. 라이터, 커터칼, 피가 묻은 붕대, 소독약, 담배 등등…. 전부 KPC가 쓰던 걸까요? (KPC가 담배를 피지 않는다면, 최근 피기 시작한 것 같다는 지문을 추가해주세요.) ☆ 관찰력 판정 : (실패 시) 눈에 유독 띄는 것들은 없습니다. 일단 눈에 보이는 쓰레기는 버립시다. / (성공 시) 엄청나게 더러운 책상을 좀 둘러보니, 무슨 통 하나가 눈에 띕니다. 알 수 없는 단어가 적혀있는 통입니다.
★ 통을 발견한 후, 의료 판정 : (실패 시) 무척이나 수상한 건 알겠지만, 대체 뭐가 수상한진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에 KPC가 먹었던 게 이것 같긴 한데요. / (성공 시) 당신의 머릿속에서 단어 하나가 스쳐갑니다. 이건, 마약입니다. KPC가 대체 왜 이런 걸 가지고 있는 거죠?
침대 → 침대 하나만큼은 나름 깨끗합니다. 하긴, 최근 몇 달간 KPC는 거의 침대에서만 살았으니까요. 깨끗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이불이나 베개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 관찰력 판정 : (실패 시) 냄새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설마 샤워마저 안 하고 사는 건 아니겠죠? / (성공 시) 주변을 둘러보자 빈 술병, 맥주캔 따위가 침대 옆 바닥에 늘어져있는 것이 보입니다. 불쾌한 냄새가 뭔가 했더니, 알코올 냄새였군요.
책장 → 평범한 책장입니다. KPC가 좋아하는 책, 잡지 따위가 잔뜩 꽂혀있습니다. 손을 댄 흔적이 없어 먼지가 쌓여있습니다. ☆ 자료조사 판정 : (실패 시) 딱히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 (성공 시) 작은 다이어리가 눈에 띕니다. 이것 하나만큼은 먼지가 좀 덜 쌓인 걸 보니, 최근까지 썼던 모양입니다. 한번 살펴볼까요? (하단 핸드아웃 배부)
2023년 1월 4일.
처음으로 의식에 참가했다. 의식이 진행되는 내내, 그는 매우 편안한 얼굴을 지었다. 내 차례는 언제가 되는 거지?
2023년 1월 5일.
2월 중순 즈음에 내 차례가 정해진다고 한다. 그 때까지 어떻게 기다린담.
2023년 1월 7일.
두 번째로 의식에 참가했다. 다들 무척이나 편안해보인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2023년 1월 14일.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을 묻자, 사탕 같은 걸 건네줬다.
아끼고 당일날에 먹으라는데… 굳이 아껴야 되는 건가? 그냥 사탕 같은데.
2023년 1월 20일.
호기심에 사탕을 먹어봤다. 먹을만 한데 이거 왠지 몽롱ㅎ
2023년 1월 27일.
별로 돌아가고 싶어
2023년 1월 30일.
감정이 복잡하다. 기대하고 있는 건지 불안한 건지 모르겠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2023년 2월 10일.
아무것도 모르겠다
누가 나 좀 도와줘
2023년 2월 15일.
내 차례는 3월 11일
2023년 2월 27일.
붕 뜬 기분이 사라지질 않아
2023년 3월 4일.
일주일 남았다.
탐사자도 데려가야지.
날이 지날수록 글씨가 망가져 바로 알아보긴 조금 힘드네요. 그나마 3월 4일에 적은 건 글씨가 반듯합니다. (탐사자의 방에서 의료 판정을 뺀 모든 판정에서 성공을 띄운 경우 출력) 이제야 퍼즐이 좀 맞춰지는 기분이 듭니다. 확신은 없지만, 아마도 그는… 탐사자, 당신과 3월 11일에 동반자살을 할 모양입니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몰아칩니다. 이성 판정. (1/1d4)
당신이 방을 둘러보는 데 집중하는 도중, 뒤 쪽에서 무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분명 조용했는데, 뭐죠? 알아차릴 새도 없이 둔탁한 무언가가 당신의 머리를 내리칩니다. 당신은 바닥에 저항없이 쓰러집니다. 흐린 시야로 보이는 천장, 그리고 KPC… KPC? 언제 온 거죠? KPC의 손에 묵직해 보이는 몽둥이가 들려 있습니다. 방금 저걸로 당신을 내려친 건가요? 이성 판정. (1/1d2)
당신의 옆에 쭈그려 앉아 KPC는 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 네가 보지만 않았어도. 네가 내 방에 들어오지만 않았어도. 이럴 필요 없었어. 난 이럴 필요 없었어. 이럴 필요 없었다고. 이럴 필요는……. ”
그 표정은 혼란, 환희, 분노, 착잡 등이 섞여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그러진 얼굴. 기뻐하는 듯 하는데 동시에 눈물도 흘리고 있습니다. 어째서죠? 지금, 당신을 내려쳐놓고 기뻐하는 건가요? 아니면 슬퍼하는 건가요, KPC. 이성 판정. (1/1d2)
이내 시야가 암전됩니다.
2023년 3월 ?일 (3월 7일 오전 3시입니다.)
♬ Dark Magic Music - Salems Heir
눈을 뜹니다. 처음 보는 장소입니다. 주변은 어둑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일어나 움직이려고 시도해보면, 몸이 움직여지질 않습니다. 손목이랑 발목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당신은 직감적으로 알아챕니다. 묶여있다. 감금당했다. 이성 판정. (0/1)
당장 주변을 둘러봐도 묶은 걸 풀게 할 방도는 보이지 않습니다. 바닥에 유리조각이나 칼 같은게 나뒹굴면 차라리 위험해도 좋았을텐데. 그런 것도 없네요. KPC가 머리를 내려친 이후로 기억이 없습니다. KPC가 여길 끌고온 걸까요? 창 밖에 은은한 달빛만이 내비칩니다. 멍하니 쓰러진 채 시간이 가는지 안 가는지도 모르게 있다 보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KPC일까요?
“ 탐사자, 미안해, 하지만… 네가 내 방에 들어와서, 어쩔 수 없었어…. 같이 별에 돌아가자는 것도 대답 안 해줬잖아. 난, 너라면 같이 해줄거라고 믿었는데. ”
KPC는 당신과 대화를 시도합니다. RP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물론 탐사자가 무얼 말하든 KPC는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3월 11일, 별로 같이 돌아가자는 주장만을 계속합니다. 한참을 대화하다가, KPC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묶은 걸 풀어줍니다.
“ …부탁이니까, 3월 11일에, 시간 내 줘. ”
축 처진 표정으로 당신에게 그리 부탁합니다. KPC는 당신을 영문 모를 장소에서 데리고 나와 집으로 같이 갑니다.
♬ frakkur: 4:01
어딘가 일그러진 하늘, 문득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별들은… 곧 당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눈으로 변질됩니다. 수많은 눈이, 당신과 KPC. 암흑 속에서 둘을 내려다봅니다. KPC를 바라보니, 그곳엔 KPC가 없습니다. 끊임없이 펼쳐진 암흑, 그리고 당신을 바라보는 눈 뿐. 이성 판정.(1/1d2)
(탐사자에게 그간 쌓인 스트레스가 환각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도망치듯 뛰어오면 그 곳은 어느새 당신의 집입니다. 귓가에서 KPC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일주일 뒤, 같이 별로 돌아가자.
구원을 받으러 가자.
피로감이 몰려옵니다. 시야가 어둑해집니다. 별 하나 뜨지 않은 밤하늘 속으로, 어두컴컴한 심해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입니다.
2023년 3월 8일 오전 7시 40분.
♬ Peder B. Helland - Abandoned
오늘도 하루가 밝았습니다. 어제 보았던 끔찍한 밤의 풍경이 아직도 눈 앞에서 아른거립니다. 당신이 공포심에 사로잡히든, 불안에 떨든, 오늘도 하루를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 정신력 판정 : (실패 시) 나가고 싶지 않습니다. 집에서 나가고 싶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잠에 빠져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살아가야 하니까요. / (성공 시) 나가고 싶지 않지만, 그럴 순 없습니다. 오늘도 살아가야만 합니다.
결국 당신은 바깥으로 나섭니다. 맞다, KPC. KPC는? 아니, 지금은 신경쓸 틈 따위 없습니다. 오늘도 살아가야 해요. 오늘도…. 현실에서 도피한다고 지금 이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걸 충분히 알고 있지 않습니까, 탐사자. KPC과 당신 둘 다 미쳐버리기 전, 적어도 당신만은 멀쩡해야 해요. 그렇지 않나요.
…아니, 이미 당신도 KPC도 둘 다 미쳐버린 걸지 모르겠습니다.
2023년 3월 8일 오후 7시.
♬ Hvalir í útrymingarhættu
집에 돌아왔습니다. 당신은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부엌으로 가 저녁을 챙겨먹습니다. KPC는… 알아서 잘 챙겨먹었겠죠. KPC까지 챙기자니 당신의 마음도 여유롭지가 않습니다. 멍하니 밥을 입에 우겨넣다보면, 문득 어여쁜 밤하늘이 떠오릅니다. ★ 정신력 판정 : (실패 시) 머릿속에 떠올린 별이 수놓아진 밤하늘, 그 많은 별들이 눈으로 변해 당신을 쳐다봅니다. 그 광경이 사라지나 싶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눈을 뜨면, 당신의 저녁식사가 눈 앞에 보입니다. 하지만, 어째선지… 그 밥마저… 이젠 눈이 한가득 모인 것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성 판정.(1/1d2) / (성공 시) 그저 별들이 아름다운 하늘일 뿐입니다. 무언가 착각이 들 뻔 했지만, 당신은 정신을 부여잡고 입 안에 계속해 식사를 집어넣습니다.
저녁을 다 우겨넣고 나면,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갑니다. TV를 틀면 똑같은 뉴스만이 계속 흘러나옵니다. 자살, 종교, 별…. ★ 지능 판정 : (실패 시) 무언가, 중요한 게 있었던 거 같은데. 까먹은 기분입니다. / (성공 시) 아, 맞다. KPC가 3월 11일에……. 같이 별로 돌아가자고 했죠.
생각이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어딘가 턱 막히고, 답답한 기분입니다. 마치 무언가가 한가득 쌓여 머릿속을 채워놓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런 생각이 들어 소파에 그저 늘어지기만 할 때 즈음, KPC가 다가옵니다. 당신에게 사탕 하나를 건넵니다. 당신은 아무런 거부감 없이 그 사탕을 받아먹습니다. 사탕인지 아닌지 분간할 기력도 없는 기분입니다. 한 입, 받아먹고, 그 사탕을 입에서 녹여먹다 보면… 의식이 끊깁니다.
(KPC가 탐사자에게 약물을 먹였습니다. 11일에 같이 죽으러 갈때,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KPC는 이미 7일 새벽에 의지를 다잡았습니다.)
2023년 3월 9일 오전 11시.
♬ Happiness Does Not Wait · Ólafur Arnalds
핸드폰에서 전화가 울립니다. 뒤늦게 일어나보면, 아침 7시를 지나 어느새 11시입니다. 핸드폰에는 직장에서 온 연락이 쌓여있습니다. 늦잠을 자버린 걸까요. 곤란하네요. 하지만 침대가 너무 포근합니다. 일어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습니다. 집안은 아직 안락합니다.
며칠 사이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죠? KPC가 당신에게 너무 많은 일들을 저질렀습니다. 그도 영락없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위태로워보입니다. 동거인이라 어쩔 수 없는 걸까요? 당신도 그것에 휘말려 점차 망가져가는 것만 같습니다. 동거란 본래 서로의 숨겨둔 낯짝을 드러내기 만드니까요. 어젯밤이었나, 분명 무슨 일이 있었는데도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어젯밤 일에 대해 탐사자가 회상하려고 할 때마다 이성 판정(0/1d2)를 해 주세요.)
피로감에 짓눌려 침대에 누워있기만 할 때 즈음, KPC가 문을 열고 당신의 방에 들어옵니다.
“ ……3월 11일. 이틀 남았어, 내일 결정해줘. ”
선택하기 위한 날은 고작 하루, 남았다는 거군요. 오늘은 차분히 KPC와 대화를 하며 하루를 보냅시다. 잘 하면, 그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자유 RP를 진행합니다. 탐사자가 아무리 물어도 KPC에게 진상을 말해주진 않습니다. 대신 종교의 사상과 교리를 주장하며, 이를 탐사자에게 강요합니다. 탐사자가 거부하려고 하면 더욱 강경하게 몰아붙여옵니다. KPC는 본능적인 두려움을 이겨냈지만, 여전히 감정적으로 위태롭습니다. 어느정도 진행 후, 다음날로 진행시켜주세요. 여기서 KPC를 설득시킨 경우 KPC가 직접 진상을 털어놓으며, END 3으로 진행합니다.)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저녁이 다 되어갑니다. KPC도 당신도, 그동안 있었던 일, 지금의 대화로 충분히 지쳤습니다. 아무리 동거인이라도 내내 붙어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각자의 사생활, 개인의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일단은… 오늘은 휴식합시다. 내일 결정하면 그걸로 충분하니까요.
…
2023년 3월 10일 오후 8시.
이제 결정할 차례입니다. KPC는 당신을 마주본 채 앉아 대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내일, 같이 별로 돌아갈까요? 탐사자.
선택은 모두 당신의 몫입니다.
같이 별로 돌아간다 → END 1.
제안을 거절한다 → END 2.
하단에 엔딩을 서술합니다.
KPC와 같이 별로 돌아갈 경우,
END 1. 우리는 별에서 태어나 별로 돌아간다.
같이 돌아가지 않을 경우,
END 2. 너는 별에서 태어나 별로 돌아간다.
KPC를 설득시켜 별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END 3. 별에서 태어나 별을 위해 살아가다.
END 1. 우리는 별에서 태어나 별로 돌아간다.
♬ C'était écrit - 手のひらに書いてあったから
탐사자 당신은 KPC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KPC는 당신이 받아들인 것을 굉장히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 11일 새벽 3시에 돌아가게 될 거야. ”
몇 시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KPC는 당신을 이끌고 집 밖으로 나섭니다. 아주 긴 긴 길을 지나, 불 하나 비치지 않는 어둑한 숲길로 들어섭니다. 그리고 KPC는 하늘을 가리킵니다. 캄캄한 하늘에는 달이 보이지 않습니다. 별만이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별이 반짝입니다.
“ 저 별들 중 하나로 우리는 돌아가게 될 거야. 예쁘지? ”
KPC는 당신을 바라보며 미소짓습니다. 며칠간 보았던 혼란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친절하고 상냥한 모습. 숲 한가운데에 앉아, 당신의 옆에서 별의 수를 헤아리며 새벽을 지새웁니다. 새벽이 깊어져갈수록, 주변에 사람들이 한두명씩 모이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입가에 웃음을 가득 꽃피운 채 당신과 KPC를 환영합니다.
점점 새벽이 깊어져만 갑니다. 밤하늘의 별빛은 더욱이 찬란해져갑니다. 그들은 숲이 아닌 다른 곳으로 당신과 KPC를 이끕니다. 우리는 별으로 돌아갈 것이기에, 우리의 행위가 별에 해가 되면 안 된다. 그러고는 모래사장에 도착합니다. 차디찬 바닷바람이 당신과 KPC의 뺨을 스칩니다.
그들은 불을 들어올리고, 당신과 KPC에게 말합니다.
우리는 별에서 태어나 별로 돌아간다. 무의미한 삶의 반복, 별을 갉아먹는 행위, 그 모든 것을 멈추고 우리는 돌아간다. 죽음을 달콤히 여기라. 모든 것은 구원이고 안식일지리.
당신과 KPC는 사탕을 한 알씩 삼킵니다. 어지러워지는 하늘, 별빛은 더욱 찬란해지고 빛나 시야에서 흐려져갑니다. 수많은 눈들이 당신과 KPC를 보고 미소짓습니다. 그 눈은 사람의 것이었나요, 별이었나요? 그것을 구분할 새도 없이 손을 맞잡은 당신과 KPC의 몸에 불이 붙습니다. KPC가 당신과 함께 완전히 잿더미가 되기 직전, 당신의 머릿속에서 생각 하나가 스쳐지나갑니다.
별은 죽을 때 밝게 빛나며, 초신성을 일으키면서 죽는다. 지금 우리의 죽음은, 찬란히 빛나기에… 별과도 같다.
[ KPC 로스트 / 탐사자 로스트 ]
END 2. 너는 별에서 태어나 별로 돌아간다.
♬ leadwave - memories
대답을 들은 KPC는 실망스런 표정을 짓지만, 이내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 …원래, 나 혼자서 하는 거였으니까. ”
그리곤 혼자 바깥으로 걸어나갑니다.
KPC가 나가서 조용해진 집안은 어떤가요, 탐사자. 망가진 하루를 선물해주고, 당신의 감각을 일그러트리고, 삶을 폐허로 만든 이가 사라지니 어떻습니까? 그는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그가 사라진 지금, 당신의 집은 진정 평온해졌나요? 이질감이 사라지고 평화로워졌나요. KPC는 이미 나갔습니다. 그를 붙잡아 돌아오게 할 수단은 없을 겁니다. 당연합니다. 당신은 그를 설득하지도 못했으니까요.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엎지른 물은 주워담을 수 없습니다. 당신은 밤을 보내고 잠을 청합니다. 새벽 내내 KPC 걱정에 잠을 지새울까요, 아니면 홀가분해져서 그러지도 않을까요. 그 마음은 탐사자 당신만 알 것입니다.
아침이 되어 일어나고, 간단하게 식사를 챙긴 뒤 나가기 전 TV를 확인하면 언제나와 같은 뉴스가 흘러나옵니다.
“ 오늘 오전 5시, 바닷가에서 타 죽은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의 조사 결과, 요즘 일어나고 있는 실종, 자살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사이비 종교를 조심하도록 당부하였으며 …… ”
KPC는 이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그는 별로 돌아갔기에.
이제 정말로… 당신 혼자 남았습니다, 탐사자.
[ KPC 로스트 / 탐사자 생환 ]
END 3. 별에서 태어나 별을 위해 살아가다.
♬ Abel Korzeniowski - Table for Two
당신이 끈질기게 설득하자, KPC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미소짓습니다. 그동안의 불안이 사라진, 말끔한 미소.
“ 아직은 조금 무서워. 나는… 정말 삶이 가치있는 건지 모르겠어. ”
그럼에도 그는 당신의 말에 납득한 듯 끄덕입니다. 그래도 무가치한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구나. 침묵이 이어집니다. 집안은 고요합니다. 동시에 따스합니다. 차디찬 바람에서 당신과 KPC를 지켜주는 안전한 거처입니다. 이 거처 또한 근래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평화롭고, 편안한, 동거가 아닌… 불안과 공포, 혼란만이 한가득인 동거.
모든 생물은 별에서 태어나 죽어 별로 돌아갑니다. 별 또한 죽음을 겪습니다. 별도 우리도 생명은 유한합니다. 우리의 생명이 아무리 우주에 있어 찰나라 한들, 우리의 생명이 모독받을 이유는 존재치 않습니다.
더욱이 KPC의 고통을 KPC만이 짊어질 이유는 없습니다. KPC가 탐사자와 나누지 않은 고통. 그동안 혼자서만 생각해온 것이 결국 탐사자 당신과 KPC의 사이를 갈랐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KPC를 붙잡고 설득했습니다. KPC는 탐사자 당신을 믿었습니다. 우리는 고통을 나눌 수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기에, 더더욱.
KPC가 당신을 끌어안습니다. 그동안 쌓인 얘기를 털어놓습니다. 죽고 싶었지만 두려웠어. 나는 분명히 내가 가치 없다고 생각했어. 너는 다르게 생각해줘서 다행이다. 조금은 살고 싶어졌어. 고마워….
평소에 얼마나 사이가 좋지 않았든 지금만큼은 벽이 존재치 않습니다. 누군가가 삶이 무가치하다고 말해도, 우리는 별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해도, 우리는 별을 바라보며 예쁘다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타인의 말로 우리가, KPC가 죽을 이유는 존재치 않습니다. 그 누구의 생명도 무가치하지 않습니다. 생명은, 우리는, 나약하지만―
우리는 별에서 태어나 별을 위해 살아갑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 별을 위한, 서로를 위한 것이니까요.
[ KPC 생환 / 탐사자 생환 ]
[ KPC, PC 이성치 1d10 회복, 예술 기능치 1d5 증가 ]
후기
별에서 태어나 별로 돌아간다는 말을 어디선가 듣고 인상깊게 생각한 게 시나리오까지 번지게 됐습니다. 오랜만에 적어 시나리오가 엉망진창이 된 것 같습니다. 플레이타임에 대한 제보와 질문은 Twt. @w_Plankton 의 다이렉트 메세지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하단은 후기란입니다. 후기를 작성해주시면 추후 시나리오 작성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https://forms.gle/8ccv3XjQGwBS6Mb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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