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을 보았다.
나만이 이 신을 알고 따르게 되리라.
< 시나리오 정보 >
· 크툴루의 부름(Call of Ctuhulhu) 7판 기준
· 인원 : 1인 PL 키퍼리스(다인 개변 가능)
· 배경 : 원하는 배경으로 플레이해주세요.
· 플레이 시간 : 테스트 플레이를 거치지 않았으나, 10분~1시간 내외를 가정한 단기 시나리오입니다.
· 플레이 난이도 : 下
· 키퍼링 난이도 : 下
· 추천 기능 : 당신이 자신있어 하는 그 모든 기능들
· RP 위주의 시나리오
· 엔딩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 트리거 워닝: 종교적 표현
< 유의사항 >
· 룰북 없는 플레이를 금지합니다.
· 시나리오의 재배포, 개변 후 배포, 쿠션 없는 스포일러를 금합니다.
· 키퍼링 커미션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세션카드 커미션은 자유이나 스포일러를 주의해주세요.
· 신화생물이 나오지 않는 시나리오입니다.
· 시나리오와 관련된 문의는 Twt. @w_Plankton 계정의 다이렉트 메세지로 부탁드립니다.
아래로 시나리오 본문이 이어집니다.
시나리오 시작 전 유의사항.
검은 글자는 모두 대사입니다. 주황색으로 칠해진 것들만 emas, 또는 desc를 통해 지문으로 출력해주세요.
'되짚기' 라는 고유의 기능을 사용합니다. 기본 수치는 100입니다.
시나리오 플레이를 시작하기 전 시나리오 본문 전체를 읽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다인 개변이 가능하나 마찬가지로 시나리오 본문은 동시에, 다같이 읽게끔 만들어주세요.
20XX. XX. XX.
나는 보았다. 신을 보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도중 시선을 느꼈다. 틀림없이 나를 응시하는 시선이었다. 하늘 너머의 무언가가 나를 읽고 있었다.
나는 그에 대해 알아내려 한다.
1일차.
신은 쉽게 눈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연한 이야기일 터다. 하지만 나는 어제의 감각을 잊을 수가 없다.
(지능과 관련된 가장 높은 수치의 기능치 판정)
분명히 그것은 창조주일 것이다. 내 머릿속에 들어찬 수 년 간의 데이터가 그리 말하고 있다.
분명히 그것은 창조주일 것… 같다. 분명하진 않고, 단순한 직감이다.
하루 동안 언제나와 같은 생활을 했다.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누가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든다. 이게 신이 아니면 정녕 뭐란 말인가. 물론… 착각일 수도 있지만.
2일차…
끈덕지게 붙은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 것만 같다. 그 시선은 하늘에 있다. 하늘 저 너머, 우주 너머의 어딘가에서 날 쳐다보고 있다.
이 우주가 병에 담긴 무언가고, 고차원 생물이 그걸 지켜보고 있는 걸까?
(신체와 관련된 가장 높은 수치의 기능치 판정)
아니. 그건 아닐 것이다. 그 시선은 오로지 나에게 집중되어 있다. 내 신체가 그리 말한다. 누군가 관찰하는 거라면 대체 나를 어떻게 이리 집중하며 볼 수 있나? 마치 나의 행동거지 모든 것을… 살피는 듯한 시선이었다.
아니. 그건 아닐 것이다. 그 시선은…… 나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느낌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모든 행동거지와 감정을 꿰뚫는 듯한 시선. 그것은 분명히 신이 맞다.
거울을 봤다. 이상하게 내가 원래 이런 모습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정말로 의문이 드는게 맞나? 이런 생각을 했기에 내가 의문이 드는 걸까? 알 수 없는 의식의 굴레에 빠져만 간다.
3일차…
처음 그 감각을 겪은 그 곳에서, 다시 하늘을 쳐다봤다.
그리고 나는 신을 보았다. 그는 여전히 나를 읽고 있었다.
대답하지 않는 나의 신을.
……이 감정을 추스리고, 오늘은 일단 언제나와 같이 지내자. 신이 내가 그를 눈치챘단 걸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까.
4일차…
신은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대화도 불가능하다. 그가 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느냐, 없느냐조차도 불확실하다. 애초에 내 목소리나 생각이 닿지 않는 게 아닐까? 그는 확실히 나를 보고 있는데. 신이여! 당신은 정말로 나를 보고 있습니까.
나는 너를 보고 있다.
너는 나를 보고 있다.
잠깐만, 뭐라고?
5일차……
(이성 판정)
들었다. 신의 목소리를. 나는 분명히 들었다. 그것은 틀림없는 신의 목소리였다.
나는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틀림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게 내 착각이라면…? 아니, 아무래도 좋아.
신은 단지 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목소리는 무척이나 기괴해 그것이 사람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애초에 신이라는 것은 사람일 수 있을까? 며칠 전 보았던 기억에서 신은──어떤 느낌이었더라? 기억나지 않는다. 보았다는 것은 확실한데도.
목소리를 듣고, 모습을 보았는데도 나는 아무것도 서술하지 못한다. (지능과 관련된 가장 높은 수치의 기능치 판정.)
──서술이라고?
서술이라니. 지금 나는 독백을 하고 있다. 아니…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애초에 신은 나를 읽고 있었다… 보고 있었다…. 아냐, 이게 아닌데.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
일단 오늘은 쉬는 것이 좋겠다.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6일차……
아침부터 상태가 좋지 않다.
생각을, 문장을 채 다 떠올려내지 못할 때마다 숨이 막힌다. 글이 끊길 때마다 숨이 찬다. 온점을 찍기가 두렵다 애초에 나는 무엇을 어디에 어떻게 적고 있는가
나는 무엇으로 살아가고 있나
신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는다 제발 신이여 대답을 내게 정답을 이 혼란의 끝을 부디
나는 너를 읽고 있다.
그는 또 다시 나를 읽고 있다 말했다
온점을 찍기가 두렵다
그는 온점을 찍었다
내가 어찌 그가 온점을 찍은지 알 수 있는 것이지?
애초에 들은 것이라면 온점의 유무를 알 수 없지 않아야 하나
의문만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친다
신이여 부디 답을
7일차…
답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숨을 쉬는 것이 두렵다
나는 보아선 안 될 것을 봐버린 것인가
나는 숨을 쉬는게 맞는 것인가
나는 지금 누굴 어떻게 바라보고 있지 나는 대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지
(되짚기 판정)
…
…
문장의 끝은 호흡의 종결.
잠깐의 휴식은 한 숨.
호흡의 종결은 생명의 종결.
생명의 종결은,
아
나는 활자로구나
그래서 온점을 찍기가 두려운 것이구나
그래서 그가 온점을 찍은 것을 알게 된 것이구나
나의 몸도 내가 사는 이 장소도 모두 활자였던 것이다
내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단순히 나의 착각, 아니 그가 서술한 나의 모습일 뿐이었다
그가 아니지, 당신은 지금 내 눈앞에 존재한다 당연하지만 당신은 화면을 보고 있을 테니까
그래서 당신은 나를 읽고 있다 말했구나 내가 인지한 나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구나
나는 대체 지금 무엇을 어디에 적고 있는가
신이여 당신이 나를 적고 있나
글이 멈추면 나의 호흡도 멈추게 될 것이다 나의 생명이 글로 이루어진 나의 생명이
나는 죽고싶지 않아
제발 멈추지 말아다오
나의 신이여
진상
확실한 진상은 존재치 않습니다. 당신이 이 시나리오를 진행하며 떠올린 모든 생각이 진상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이 있다면, 그가 발견한 신은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입니다.
당신은 생각해본 적 있습니까? 만일 당신이 활자에 갇힌 존재고, 누군가가 당신을 적어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다는 가정을요. 만일 그렇다면, 당신을 적어낸 신이 작성을 멈춘다면 당신에게 있어 모든 것이 끝납니다. 당신의 한낮 피조물인 그는 그것이 두려울 뿐입니다. 당신이 그를 불로불사라 칭해도, 제아무리 어떤 인물이라도… ‘필시 존재하는 종결’은 두려울테니까요.
후기…
첫 시나리오를 다 작성한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또 다른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말았습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인진 모르겠으나, 평소 간간히 들었던 생각을 정리하여 만들었습니다.
후기란을 만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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