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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시나리오

사랑에는 늘 어느 정도 광기가 있다.

세션카드 본인 제작

KPC는 언제나와 같이 미소짓는 얼굴로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 사랑해, 탐사자.

너무나도 달콤한 말입니다.
KPC가 그동안 해온 짓들이 생각나지만, 모두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달콤한 말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언제까지, 그가 당신을 사랑한다 생각하며… 의미 없는 믿음에 꽂힌 채로 살아갈 것입니까?

그의 행동은, 그야말로 ■■이지 않습니까?

 

 

< 시나리오 정보 >

· 크툴루의 부름(Call of Ctuhulhu) 7판 기준
· 인원 : 1:1 타이만 
· 배경 : 현대, 개변 가능
· 플레이 시간 : 테스트플레이 기준 9시간 ~
· 플레이 난이도 : 中 
· 키퍼링 난이도 : 中上 (상황에 따른 개변 多)
· 자유도 : 中下
· 추천 관계 : 병든 사랑도 견뎌낼 수 있는 관계.

· 추천 KPC상 : PC가 아무리 심한 짓을 해도 사랑할 수 있다. 버려지는 데에 두려움이 있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인간성을 버릴 수 있다.

· 추천 PC상 : 인간성을 버렸더라도 지독하게 사랑할 수 있다. 그래도 비상식적이진 않고 제정신은 박혀있다. 
· 추천 기능 : 듣기, 관찰력, 자료조사, 지능

· 부가 추천 기능 : 근력, 심리학, 말재주, 설득, 민첩
· RP 위주의 시나리오
· 로스트 엔딩 및 광기 가능성 有

 

 트리거 워닝: 심리적 공포, 가스라이팅, 폭력, 집착, 고어, 살인, 시체, 식인, 자살, 자해, 스토킹, 정신질환 묘사, 기괴한 표현, 인간의 소모품화, 비윤리적 사상 및 행동 ※
 

< 유의사항 >

· 룰북 없는 플레이를 금지합니다.
· 시나리오의 재배포, 개변 후 배포, 쿠션 없는 스포일러를 금합니다.
· 키퍼링 커미션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세션카드 커미션은 자유이나 스포일러를 주의해주세요. 

· 제목과 부제는 프레드리히 니체의 명언에서 따왔습니다.
· 크툴루적 요소가 중요하게 사용되지 않습니다. 신화생물의 독자적인 해석이 존재합니다.
· 플레이어 산치가 깎인다는 평이 있습니다. 플레이시 부디 주의해주세요.
· 트리거 요소가 다분합니다. 플레이 도중 과도한 감정적 피로감을 느낄 시 즉시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주세요.
· 라이터는 정신질환과 고통 및 비윤리적 행위의 미화, 대상화를 옹호하지 않습니다.

· 이런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 ‘얀데레’라는 요소에 거부감을 느낀다.
· 적나라하고 자극적인 묘사가 많습니다. 절대로 힐링, 개그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플레이어를 속이고 데려가지 마십시오.

· 완벽한 해피엔딩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 원본을 알아볼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자유로운 개변이 가능합니다.

· 약칭은 '사늘광' 입니다.
· 시나리오와 관련된 문의는 Twt. @w_Plankton 계정의 다이렉트 메세지로 부탁드립니다.

 

 

 

 

 

 

 

 

 

 

 

 

 

 

 

 

 

 

 

 

 

 

 

 

 

 

 

 

 

 

 

 

 

 

 

 

 

 

 

 

 

 

 

 

 

 

 

 

 

 

 

 

 

 

 

 

 

 

 

 

 

 

 

 

 

 

 

 

 

 

아래로 시나리오 본문과 진상이 이어집니다.

 

 

 

 

 

 

 

 

 

 

 

 

 

 

 

 

 

 

 

 

 

 

 

 

 

 

 

 

 

 

 

 


 

진상

인간의 감정과 같은 것들에 대한 일이라면 누가 범인이겠나요. 당연합니다. 니알라토텝입니다. 광기는 인간에게 내려진 축복입니다. 니알라토텝은 그것을 여겨보고, 과연 어떠한 상황에 인간의 광기가 가장 많이 드러날지 탐구를 계속했죠. 하지만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극단적일 정도의 광기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황이 심각해지면 심각해지는대로 인간은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광기가 있더라도 그것에 잠식되지 않고 잘도 살아남았죠. 인위적으로 감정을 자극할 수는 있겠으나 그것은 그가 바라는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과연 무엇이 인간을 진정 미치게 만드느냐, 탐색의 끝에 발견한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 발견에 의해 선택된 실험체가 바로 KPC입니다. PC가 KPC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든, 무슨 짓을 하든, KPC는 PC를 사랑합니다. 니알라토텝은 그야말로 순수하고도 고결한, 진실된 애정을 손쉽게 찾아낸 것이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광기가 빠져있던 것이죠. 그렇기에 니알라토텝은 KPC를 아주 살짝 건드립니다. 이런저런 불안한 꿈을 꾸게 만들고, 약간의 의심을 마음 속에 심어둡니다. 그리하여 지금 사랑하는 것보다 더욱, 엄청나게 더 많이 PC를 사랑하게끔요.

 

물론, 이 끔찍한 상황을 모두 타파해버리기 위한 수단이 딱 하나 존재합니다. KPC에게서 광적인 사랑을 받았더라도 PC가 KPC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것이죠. 인간의 범주를 아득히 뛰어넘는 무언가를 마주하더라도, PC가 온전히 KPC를 사랑해준다면 그것 또한 광기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광기야말로 니알라토텝이 진정 원하는 감정입니다.

 

그게 이 지독한 사랑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KPC 정보 및 KP 유의사항

KPC에게 특별한 설정은 없습니다. 캐릭터가 원래 가진 설정을 기반으로, 설정과 시나리오 본문이 다르다면 적절한 개변을 통해 진행해주시면 됩니다. 다만 KPC가 PC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시나리오 내내 중요하게 작용됩니다. 진상에 명시되어있듯 KPC의 사랑은 다소 비정상적인 상태이므로, 캐릭터 시트의 ‘현재 정신 상태’ 란에 집착, 사랑 등의 단어로 채워주시면… 플레이에 크게 영향은 주지 않으나 좋습니다. PC가 KPC에게 어떤 언행을 해도 ‘KPC는 PC를 그래도 사랑한다.’ 라는 것을 강조해주세요. 그러니 PC의 행동을 최대한 제한하지 않는 쪽을 추천하지만 KP의 재량껏 진행해주세요. 또한 시나리오의 진행상황에 따라 KPC의 행동이 비윤리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KPC가 아무리 선한 사람이어도 사랑이라는 감정에 집어삼켜져서 이렇게 됐다, 는 느낌으로 서술해주시면 됩니다.

 

만일 플레이 도중, PC에게 광기가 걸리는 경우 KP의 재량껏 진행하다가, END 4로 직행합니다. 광기의 판정이 어떻든, 시나리오의 메인 주제는 '광기가 있어야 사랑을 할 수 있다'이니 광기가 걸리면 PC가 KPC를 이해한다는 방향으로 이끌어주세요. PC가 KPC를 해치고 난 뒤에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던가. PC 본인이 미친 짓을 하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던가…. END 4의 개변은 PC의 방향성에 따라 부탁드립니다.

 

시나리오 본문 내 존재하는 보라색 지문은 모두 KP 노트입니다. 초록색 지문은 판정 지문, ☆가 붙은 경우 탐사자가 선언하는 경우 또는 KP가 판정을 유도하는 경우며, ★는 필수 판정입니다.

 

 

 

 


 

 

 

♬ dvdkm - lonely

 

참으로 아늑하고도 편안한 겨울 저녁의 집안입니다. KPC도 당신의 곁에 있고, 정말 좋은 날이에요. 당신과 KPC가 동거를 한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젠 KPC가 없으면 어색한 집안이에요. 방금 저녁식사를 막 마쳐서 몸이 식곤증에 노곤노곤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KPC도 당신 옆에 붙어서 좀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먹고 바로 잠들면 몸에 안 좋을텐데.

 

RP를 진행할 수도 있고, 집안을 조사할 수도 있습니다. RP는 일상적인 대화로 진행해주세요.

 

바깥에 나가려고 시도해본다면, 찬바람이 휘잉 몰아쳐옵니다. 극심한 추위입니다. 그냥 집에 있죠.

집안을 조사한다면, 잠 깨기엔 집안을 좀 돌아다니는 게 좋겠죠. 거실, 주방, 안방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조사는 PL이 원할 시 중단할 수 있습니다. 조사 내내 RP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거실에선 TV, 소파, 테이블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TV → 평범한 소식들이 흘러나오는 TV입니다. 뉴스, 예능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홈쇼핑을 볼 수 있습니다.
· 뉴스 : 내일부터 낮 기온도 영하로 떨어지며 한파가 온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그 외 특별한 소식은 없네요.

· 예능 프로그램 : 연애 관련 프로그램입니다. 출연자들이 한 곳에서 같이 숙박하며 사랑을 싹틔우는 프로그램… 같아 보이네요. KPC가 그걸 보더니, “ 우리가 저기 나왔으면 재밌었겠다. ” 같은 얘기를 합니다.

· 다큐멘터리 : 동물 관련 다큐멘터리입니다. 귀여운 펭귄들이 잔뜩 보이네요.

· 홈쇼핑 : 전기레인지 상품을 광고하고 있습니다. 좋아보이긴 하네요. (가스렌지를 조사한 경우) 가스레인지가 말을 잘 안 듣는 것이 문득 떠오릅니다. (만일 주문하려는 경우, 품절됐다고 말해주세요.)

소파 → 많으면 세 명까지 앉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인 가죽 소파입니다. 꽤 오랫동안 쓰고 있지만 어디 망가진 데 없이 푹신푹신하고 편안합니다.

테이블 → 목재로 만든 테이블에 투명한 유리판을 올려 빈티지한 느낌이 듭니. 늘 깨끗하게 정리해둬서 그런지 특별히 보이는 물건 같은 것은 없습니다.

 

주방에선 싱크대, 가스레인지, 냉장고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싱크대 → 저녁을 먹고 난 뒤 아직 처리하지 않은 설거지거리가 조금 쌓여있습니다. KPC나 탐사자 둘 중 한 명이 이미 정리해서 깔끔하다 묘사해도 괜찮습니다.

가스레인지 → 가스레인지 위는 깨끗합니다. 그러고보니 요즘 가스레인지가 조금 말을 안 듣던데 말이죠. (홈쇼핑을 본 경우) 홈쇼핑에서 본 게 문득 떠오릅니다. (만일 주문하려는 경우, 품절됐다고 말해주세요.)

냉장고 → 이런저런 식재료나 음료수, 간식거리 따위가 보입니다. 식재료가 좀 많이 떨어졌네요. 저녁도 먹었는데 후식거리나 좀 꺼내볼까요? (탐사자가 원할시 아무 간식거리를 꺼낼 수 있습니다.)

 

안방에선 침대, 책장, 책상, 침대 옆 협탁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침대 → 푹신푹신한 2인용 침대입니다. 겨울용의 두툼한 이불로 바꿔둬 보기만 해도 들어가서 쉬고 싶은 생각이 잔뜩 드네요.

책장 → 이런저런 책들이 꽂혀있습니다. 지금 특별히 읽을 것은 보이지 않네요. ☆ 자료조사 판정 : (성공 시) 이건 KPC의 책인 걸까요? 처음 보는 파스텔 분홍톤의 표지를 가진 책이 꽂혀있습니다. 제목이 적혀있지 않습니다. 책을 펼쳐봐도 처음부터 끝까지 빈 종이입니다. / (실패 시) 새로 산 책 같은 것도, 읽고 싶은 것도 딱히 없습니다.

책상 → 노트북과 PC가 한 대씩 놓여있습니다. 노트북은 KPC의 것입니다. 켜보려 한다면, 암호가 걸려있어 킬 수가 없습니다. KPC에게 켜달라고 말하는 경우, KPC가 이런저런 이유를 덧붙이며 켜주기를 거부합니다.

침대 옆 협탁 → 첫 번째 칸에는 자주 쓰는 물건들이 놓여있습니다. 테이프나 메모지 따위의 사소한 것들입니다. 두 번째 칸에는 다칠 때 쓰기 위한 반창고나 연고 따위가 있습니다. 세 번째 칸에는 잘 쓰지 않지만, 공구들이 잔뜩 있습니다.

 

조사를 마치거나, RP를 끝마친 경우 이하 내용으로 진행합니다. 

 

어느새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KPC가 당신을 붙잡고 슬슬 자러 가자며 이야기합니다. 시간을 확인하면, 현재 시각은 밤 11시입니다. 탐사자의 성향에 따라, 자기엔 너무 이르다, 자기 좋은 시각이다, 원래 잘 시간보다 조금 늦었다 등의 문구를 추가로 출력해주세요. 어찌 됐든 KPC가 탐사자에게 같이 자자고 조르게 됩니다. 탐사자의 선택에 따라서 같이 잘 수도 있고, 안 잘 수도 있습니다.

 

같이 자는 경우, KPC가 먼저 잘 준비를 끝마치고 나온 뒤 탐사자 당신도 잘 준비를 끝마칩니다. 늘 그랬듯 안방에 같이 들어가, 한 침대 속에 같이 몸을 눕힙니다. 침대에 누워 당신과 KPC 둘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든, 추운 날 따듯한 이불 속에 들어간 덕에 금방 잠이 쏟아져옵니다. 잠깐 꾸벅꾸벅 졸다 보면 금방 잠들게 됩니다. 그렇게 자는 도중, 당신은 무언가 희미한 소리가 들려와 잠에서 살짝 깹니다. ★ 듣기 판정 : 옆에 있는 KPC가 “ 탐사자, 사랑해. ” 하고 잠꼬대를 하고 있습니다. (성공시 추가 출력) 잠꼬대 치곤 어조가 굉장히 서글퍼보입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니알라토텝의 자극에 의해, KPC가 탐사자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는 등 집착심을 이끌어내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래도 금방 그 잠꼬대는 멎고 KPC는 당신 품에 파고들어갑니다. 아침이 오기까진 한참 멀었으니 더 잘까요.

 

같이 잠들지 않는 경우, KPC는 알겠다며 혼자 잘 준비를 마친 뒤 먼저 침대에 눕습니다. KPC가 잠들어있는 사이 탐사자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나가는 것을 제외한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모두 가능합니다. 거실에서 TV를 볼 수도 있고, 핸드폰을 할 수도 있고, 컴퓨터를 쓸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가 어느정도 혼자 행동을 하고 나면 다음으로 진행합니다. 문득 당신의 귓가에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KPC의 목소리인데…. ★ 듣기 판정 : 옆에 있는 KPC가 “ 탐사자, 사랑해. ” 하고 잠꼬대를 하고 있습니다. (성공시 추가 출력) 잠꼬대 치곤 어조가 굉장히 서글퍼보입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니알라토텝의 자극에 의해, KPC가 탐사자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는 등 집착심을 이끌어내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래도 금방 그 잠꼬대는 멎어들고, KPC는 파고들 품이 없어 이불 속에서 꾸물대기만 합니다. 시간도 많이 지났겠다, 이제 좀 같이 자는 게 좋겠어요.

 


 

 

♬ NOGYMX - bikes at the pier 

 

여전히 추운 겨울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KPC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언제나와 같은 아침을 보냅니다. 탐사자나 KPC 둘 다 자기만의 할 일(학교, 직장 등으로 개변이 가능합니다. 탐사자가 재택근무하는 사람인 경우, KPC가 반드시 나가야 하게끔 만들어주세요.)이 있으니, 같이 보내 따듯한 시간은 금방 지나가버립니다. 문득, 새벽에 들은 잠꼬대가 떠오릅니다. ★ 관찰력 판정 : (성공 시) KPC의 얼굴빛이 어둡습니다. 꿈이 뒤숭숭했던 걸까요? / (실패 시) KPC의 얼굴빛이 어둡습니다. 아침이니 피곤할 법 하죠. 그렇다고 탐사자 당신이 KPC 곁에 남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KPC가 당신을 붙잡습니다. 그리곤 당신에게 묻습니다.

 

“ 탐사자… 다른 사람 만나는 거 아니지? ”

 

KPC의 성향에 따라 나 말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 날 정말로 사랑하냐는 등의 질문으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이게 뭔 생뚱맞은 소리죠. 장난이라도 치는 건가 생각하려 해도, 그렇게 묻는 KPC의 표정은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탐사자가 대체 무슨 소리냐고 묻는다면, KPC는 꿈에서 탐사자가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걸 보았다고 대답합니다. 짧게 RP를 진행합니다. 탐사자가 아니라고 부정하든 맞다며 장난을 치든 KPC는 RP 내내 탐사자를 의심합니다. 탐사자가 말재주 또는 설득 판정을 선언한 후 성공하면, KPC가 빨리 탐사자의 대답을 납득하며 RP를 종료시킬 수 있습니다. 어느정도 대화를 하면 RP를 종료하고 다음으로 진행합니다. KPC는 탐사자의 말을 다 듣고 고개를 끄덕이 꿈이 이상해서 그랬던 거라고, 아침부터 이래서 미안하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탐사자를 꼬옥 껴안았다가 풀어줍니다. 안심한 표정입니다. 다행이에요. 시간이 늦어질 정도로 얘기하지도 않았으니 크게 방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괜찮겠죠.

 

이제 일(학교라면 공부로 개변 가능)하러 갑시다. KPC를 계속 신경쓰다간 할 수 있는 게 없어지잖아요.

 


 

 

♬ Manos Milonakis - Treplev's Wlatz

 

그렇게 일(공부)을 하고 있자니,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집니다. 어딘가 끈적거리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시선입니다. ★ 관찰력 판정 : (성공 시)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KPC의 실루엣이 보였다가 금방 사라집니다. KPC가 왜 여기 있죠? / (실패 시)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였다가 금방 사라집니다. 방금 누구였죠? 들켰다고 생각해서 도망친 것 같은데, 여전히 시선이 느껴집니다. 끈적끈적한 시선입니다. 당신에게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다시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려봐도, 이젠 누군가가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성 판정. (0/1) 공포스럽기 짝이 없는 상황입니다. (탐사자가 재택근무를 하는 인물인 경우, KPC가 외출했는데도 안에 있다는 느낌으로 부탁드립니다. KPC의 실루엣을 쫓아가면 보이지 않게 해주세요.) 탐사자가 일어나 다른 곳으로 향해도 시선은 계속 붙어있습니다. 어떻게 해도 떨어지지 않는 시선에 기이함을 느낄 때 즈음, 그 시선은 원래 없다는 듯 사라집니다. 그리고 잠시 뒤 KPC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KPC가 탐사자를 염탐하다 도망쳐서 전화로 얼버무리려는 생각입니다. 탐사자가 받을 때까지 벨소리가 울리게끔 해주세요.

 

“ 탐사자. ”

 

기분탓일까요, KPC의 목소리가 어두운 것 같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침묵이 이어집니다. 전화를 끊지는 않았습니다. 당신이 채 입을 열기도 전에 KPC가 말을 이어갑니다.

 

“ 사랑해. ”

“ 그냥 이 말 한마디가 하고 싶었어. ”

★ 듣기 판정 : (성공 시) 웅얼거리는 듯 말하는 목소리에서 울음기가 느껴집니다. 눈물이 터질 것 같은 걸 꾹 참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실패 시) 웅얼거리는 듯 말하는 것이,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짧게 RP를 진행합니다. 몇 번 대화를 나누다 보면 KPC가 먼저 바쁜데 방해해서 미안하다며 전화를 끊습니다. 전화를 다시 걸어봐도 받지 않습니다. 자기 할 말만 하고 끊다니, 당황스럽네요. 집에 돌아가면 좀 얘기를 해봐야겠어요.

 


 

 

♬ dvdkm - lonely

 

 

오늘도 제 할일을 끝마치고 당신은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안은 조용합니다. 탐사자가 KPC의 이름을 불러보며 돌아다녀봐도 KPC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시간이면 집에 있어야 할텐데, 이상하네요. 탐사자는 KPC가 집에 올때까지 기다리거나, 전화나 문자 등을 해볼 수 있습니다.

 

전화나 문자 등으로 연락하는 경우, 탐사자의 연락에 KPC가 곧바로 반응합니다. 집에 가보니 식재료가 떨어져있길래 사가지고 온다는 내용입니다. 탐사자가 좋아하는 요리를 해주겠다고 하네요. (KPC가 원래 요리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탐사자에게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개변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지금 사가지고 집에 가고 있으니, 5분 뒤에 도착한다고 얘기합니다. 좀 기다리면 되겠군요. 연락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경우, KPC가 먼저 탐사자에게 전화 또는 문자 등으로 식재료를 사고 집에 가고 있다며 얘기합니다.

 

탐사자가 시간을 때우다 보면, 금방 현관문이 열리고 KPC가 들어옵니다. KPC는 탐사자와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무거운 비닐봉투를 들고 척척 부엌으로 걸어가 식재료들을 꺼냅니다. 요리하느라 들려오는 소음, 맛있는 냄새. 행복한 일상의 단편입니다. RP를 진행할 수도 있고, 진행하지 않고 곧바로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시간은 흘러 어느새 KPC가 요리를 완성해 식탁에 올려놓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당신이 좋아하는 요리가 올려져있는 것이 꽤나 보기 좋네요. KPC가 먼저 식탁 앞에 자리를 잡고 앉으며 말을 꺼냅니다.

 

♬ lost in the dark · L0WS

 

“ 있잖아, 정말로 날 사랑해? ”

 

확신이 필요한 얼굴로 당신을 응시합니다. ★ 지능 판정 : (성공 시) 전화를 했던 것도 그렇고, 꿈이 뒤숭숭해서 계속 사랑을 갈구하는 것 같네요. / (실패 시) 전화를 했던 것도 그렇고, 애정표현이 꽤나 늘었네요. 그 말을 하고 당신이 대답하지도 않았는데, 음식이 식겠다고 얼른 먹자고 말합니다. KPC가 먼저 수저를 들고 식사를 시작합니다. 왠지 모르게 공기와 분위기가 평소와 다른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RP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KPC가 탐사자를 의심하는 느낌으로 진행해주세요. 말재주나 설득 판정을 선언하고 성공한 경우, 및 입맞춤 등의 애정표현을 하고 그걸 KPC가 받아들이는 경우 RP를 빨리 끝낼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식사를 마치면, KPC가 일어나 자기가 정리하겠다고 말합니다. 탐사자가 도와준다고 말해도 완강히 거부합니다. 그래도 탐사자가 KPC를 돕길 원한다면 도울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설거지가 끝나고, KPC는 거실 쪽으로 걸어가 소파에 축 늘어지듯 앉습니다. 피곤한 모양입니다. 미묘한 고요함, 어색한 침묵이 집안을 가득 채웁니다. 이 어색한 침묵을 좀 깨봐야겠는데요. 탐사자는 TV나 핸드폰을 볼 수 있습니다.

 

TV를 튼다면, 예능 프로그램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전 조사에서 TV의 예능 프로그램을 관람한 경우 출력) 어제 보았던 그 프로그램입니다. 어제 봤을 때는 좀 두근두근거리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좀 다르네요. 하필 틀어도 이미 어느정도 진행된 중반부에서 틀어져서 그런 걸까요. 가만 보니, 출연자 중 한 명이 양다리를 걸치던 게 들켰다는 모양입니다. 그 출연자가 두 명에게 온갖 소리를 듣고 있네요. 살벌한 분위기입니다. 탐사자가 KPC 쪽을 바라본다면, KPC의 표정이 어둡습니다. ★ 지능 판정 : (성공 시) 꿈 속 얘기랑 겹치기라도 하는 걸까요. 좋지 않군요. / (실패 시) 하긴, 연인끼리 이런 상황을 보면 꽤나 곤란해질 거 같긴 해요. 다른 채널로 돌릴까, 생각하는 시점에 딱 맞춰 방송이 끝납니다. 양다리를 걸친 사람은 어떻게 될까, 같은 전개로 끊어버렸군요. 다음화를 궁금하게 만들기 딱 좋게 해놨어요.

 

핸드폰을 본다면, 뉴스와 SNS가 한 소식으로 난리통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찾아보니 연인을 의심해 주변 인물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연인을 납치한 뒤 수차례의 폭행 이후 살인을 저질렀다는 기삿거리가 있군요. 살인 후 가해자가 경찰에 자백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피해자가 죽어가는 와중에 사랑한다고 본인을 포용해줬다며, 그 말을 들은 가해자가 죄책감에 자백했다는 진술도 있습니다. 며칠 전 쥐도 새도 모르게 실종되었다는 사람이 이 사건의 피해자였나봐요. 단순 실종 사건으로 취급해 큰 뉴스로는 보도가 되지 않았는데… 사건의 자세한 정황이 밝혀지니 이곳저곳에서 뜨거운 감자가 된 모양입니다.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랬을까, 하고 동정하는 소수의 반응도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세상이 참 위험하네요. 사랑한다고 이런 짓을 하고. ★ 지능 판정 : (성공 시) 그러고보니, 탐사자 당신도 오늘 누군가가 스토킹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죠. 다른 사람 얘기는 아닐 것만 같습니다. / (실패 시) 그래도 탐사자, 당신 주위에는 이런 사람들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만일 탐사자가 KPC에게 이 사건을 언급하며 대화를 시도하는 경우, KPC가 ‘확실히 비정상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사랑한다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원래 사랑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고 한다.’ 같은 얘기를 하게끔 만들어주세요.

 

어찌저찌 고요함과 침묵을 깼다 싶었는데, KPC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악몽을 꿔서 그런지 일찍 피곤해졌다며, 먼저 잘 준비를 끝내고 자러가겠다고 합니다. 시각을 확인하면, 9시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어제 11시쯤에 자러 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훨씬 일찍 자러 가네요. 탐사자는 KPC를 따라 같이 잘 수도 있고, 자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 잠드는 경우, KPC가 좀 이른데 같이 자줘서 고맙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곤 평소보다 더, 탐사자의 품 속에 파고들거나 탐사자를 껴안고 잠을 청합니다. 따라서 잠들지 않는 경우, 탐사자는 잠시동안 자유행동이 가능합니다. KP의 재량껏 진행하고, 적당한 때에 자러 가게 만들어주세요.

 

 


 

 

 

♬ what I feel is so different now · .nthngfeelsreal?

 

희미한 소음과 무거운 몸에 당신은 잠에서 깹니다. 무언가에 짓눌리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몸을 움직이려고 해도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아니, 숨이 막힙니다. 누군가 당신의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그나마 죽지 않을 정도로만요. 이성 판정. (0/1)

★ 근력 판정 : (성공 시) 쉽게 떨쳐낼 수 없습니다. 당신을 위에서 짓누르는 것이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 (실패 시) 움찔하며 반응하는 것조차도 힘듭니다. 대체 뭔가요?

★ 관찰력 판정 : 어둠에 간신히 시야가 익숙해지면, 당신을 짓누르고 있는 자가 KPC라는 것을 목도합니다. 이성 판정. (0/1d2) (성공 시) 불안감 따위에 가득찬, 비통해보이는 얼굴로 당신의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게 보입니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숨소리는, 울음을 참고 있습니다. / (실패 시) 하지만 그 표정이 어떤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알게모르게 들려오는 가쁜 숨소리가 우는 것인지 웃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KPC가 이번에는 꿈에서 탐사자가 본인을 향해 싫증을 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KPC와 탐사자가 만들었던 사랑의 흔적 따위는 전부 짓밟고 지워버리고 KPC를 무척이나 미워하는 꿈입니다. 현실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생생한 꿈에, KPC는 깨자마자 옆에 있는 탐사자를 보고 감정에 휩쓸려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막혀오는 숨, 간신히 말을 내뱉으려고 해도 쉽게 되지 않습니다. 당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KPC는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합니다. 그러며 더욱 강하게 조여져오는 게 행동의 제약을 더욱 크게 불러옵니다. 컥컥거리는 소리가 목에서 새어나옵니다. 당신이 본능적으로 숨을 쉬기 위해 발버둥치는 소리를 내뱉기 시작하면, KPC가 놀래며 손을 놓습니다. 그리곤 금방 당신을 껴안으며 울음을 터트립니다. 미안하다는 사과를 쉴새없이 중얼거립니다. 또 꿈이 이상했다고, 네가 날 버리는 줄 알았다고. 제발 버리지 말아달라고.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분명히 당신의 목을 조르는 손엔 살의 따위는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탐사자. 지금 당신은 KPC가 가엾습니까? 아니면 두렵습니까? (이전에 핸드폰을 조사한 경우,) 그 연인의 이야기처럼 KPC는 당신을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죽일 수도 있을지 몰라요. 

 

짧게 RP를 진행합니다. 탐사자가 KPC에게 화내고 분노하는 경우, KPC는 그걸 전부 받아들입니다. 절대 본인을 버리고 가버리지만 말아달라 애원합니다. 탐사자가 KPC를 이해하며 달래주는 경우, KPC는 더욱 미안하다고 사과합니다. 탐사자가 현재 시각을 확인하는 경우, 새벽 4시 경 정도로 서술해주세요.

 

어느정도 대화를 하고 나면, 갑작스런 상황에 긴장했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다 깨버린 덕에 졸음이 마구잡이로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계속 얘기를 했지만, KPC는 여전히 불안한 기색입니다. 또 기분 나쁜 꿈을 꿀까봐 자는 것이 무서운 모양입니다. 졸려하는 당신의 얼굴을 보고, KPC가 조심스레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그리고는, 조금만 새벽 산책좀 하고 와서 자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외투를 껴입은 뒤 방에서 나섭니다. 집 안이 금새 고요해집니다. 따라 나가기엔… 춥고, 피곤하고, 내일도 일이 있으니까요. 더 자야겠어요.

 

 


 

♬ lost in the dark · L0WS

 

오늘도 KPC가 있어 좋은 겨울 아침입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나갈 준비를 끝내고…. 전부 좋은 날이지만, KPC의 얼굴이 어둡습니다. ★ 관찰력 판정 : (성공 시) KPC가 손을 아픈 듯 문지르고 있습니다. 다친 걸까요? (외출을 했다가 돌아와서 다시 잠에 들었다가, 자신이 탐사자를 해쳤기 때문에 탐사자가 KPC에게서 떠나가는 꿈을 꿨습니다. 죄책감과 혹시 모른다는 불안감에 긁다가 상처가 났습니다.)  / (실패 시) 밤에 그런 일이 있었으니 그럴만도 하죠. 피곤할 법 합니다. 탐사자가 KPC에게 이것저것 캐물어봐도 KPC는 솔직하게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만일 탐사자가 KPC를 강제로 붙잡고 다친 걸 드러내게 한다면, 도망치거나 할 수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등의 반응을 보여주세요. 

 

당신이 KPC를 아무리 걱정해봤자 시간이 멈춰주는 것도 아닙니다, 탐사자. 더 붙잡아봤자 하루를 지낼 순서를 망칠 뿐입니다. 이 이상의 질문은 나중으로 미루고, 지금은 당신의 일상에 집중합시다. 

 


 

 

♬ Beware the friendly stranger - Boards of  Canada

 

그 아침으로부터 이틀 정도가 지났습니다. 그 날 이후로 나아진 것은 없습니다. KPC는 여전히 악몽을 꾸며, 점차 탐사자 당신에게 요구하는 사랑이 늘고 있습니다. 설령 그것이 평소에 하기 힘든 것이라 하더라도. 바깥에서 일(공부로 개변 가능)하고 있는 당신의 핸드폰에 계속해서 문자가 쏟아집니다. 확인해볼까요? (확인할 때까지 문자가 계속 온다고 얘기해주세요.)

 

지금 어디야?

뭐 해?

점심은 뭐 먹을 거야?

저녁 먹고싶은 거 있어?

왜 안 읽어?

대답해줘.

뭐 해?

바빠?

어디야?

바쁜 거야?

한 번이라도 읽어주면 안 돼?

 

탐사자가 한 번이라도 읽고 대답해줄때까지 계속 출력합니다. 탐사자가 읽고 대답해주는 경우, 다음으로 진행합니다.

 

계속 대화해 줘.

뭐하느라 안 읽는 거야?

방금은 읽어줬잖아.

나랑 조금 더 얘기해.

왜 대답 안 해줘?

무시하지 말아줘.

내가 싫은 거야?

싫은 거면 얘기해줘도 돼.

고칠 수 있어.

읽어줘.

뭐 해?

어디야?

어디길래 안 읽는 거야?

그렇게나 바빠?

왜 안 읽어? 

저기

탐사자?

 

당신이 무슨 행동을 하든 쏟아지는 문자는 절대로 멈추지 않습니다. 간혹 사랑해. 라는 말로만 문자가 100통 넘게 쌓이는 모습을 보면 공포스러울 지경입니다. 지금도 문자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끊임없이 울립니다. KPC는 지치지도 않는 걸까요. 이성 판정. (0/1) 차라리 하나하나 대답해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랬다가는 일상 생활이 아예 불가능해질테니까요. 그렇다고 핸드폰을 꺼버릴 수도 없습니다. KPC가 아닌 다른 이들도 당신에게 연락하니 당연한 일이죠. 그러니 어쩔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겁니다.

 


 

 

♬ Waltz No. 1, Op. 6 "Collapse"

 

 

어느새 시간은 흘러, 당신과 KPC는 언제나와 같이 저녁식사를 합니다. KPC가 차려준 식사(KPC가 요리를 하지 않는다면 탐사자가 차린 것으로 개변해도 괜찮지만, KPC가 탐사자에게 애정을 얻기 위해 요리를 시작했다고 말하는 걸 추천드립니다.)는 오직 탐사자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들로만 이루어져있습니다. KPC가 좋아하는 음식 따윈 식탁에 올라오지 않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KPC가 싫어한다고 해도 KPC는 아무렇지도 않게 눈웃음지으며 먹습니다. KPC가 당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자기 자신을 억제하는 모습을 보니 어떻습니까? 탐사자. 

 

RP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KPC가 탐사자의 말에 무척이나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과 꿈과 현실을 분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예를 들어 탐사자가 KPC에게 무리하는 게 아니냐고 묻는다면, KPC는 고작 이런 것은 무리하는 것도 아니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탐사자에게 무언가 부족하다면 내가 더 노력할테니 그런 말은 하지 말아달라 부탁합니다. 또, KPC는 대화 내내 탐사자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KP의 재량껏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탐사자를 향한 사랑이라는 두 감정을 중점적으로 다뤄주시면 좋습니다.

 

식탁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음식의 양이 꽤나 줄었습니다. 당신은 배부르게 식사를 마칩니다. 하지만 KPC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입니다. 그야, 당연하죠. 당신을 위해 대부분을 양보하며 먹었으니까요. ★ 지능 판정 : (성공 시) 가만 생각해보니… 요 근래 사흘 간, KPC가 식사를 제대로 챙기긴 했나요? 대부분의 먹거리를 당신에게 양보하느라 KPC가 먹는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 (실패 시)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걸까요. 요즘 식욕이 부쩍 줄었습니다. 일거리도 좀 당신에게 양보한다면 몰라, 집안일마저 KPC가 모두 책임지고 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KPC가 일어나 식기를 정리하며 말을 꺼냅니다.

 

“ 피곤하면 먼저 자도 괜찮아. ”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당신보다 더 피곤한 것은 KPC인데 말이죠. 악몽을 꿔가지고 잠도 못 자고 있던데. 탐사자가 걱정한다면, KPC는 전부 괜찮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같이 쉬자고 말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마치 한순간이라도 쉬면 안 되는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결국 오늘 하루도 같이 침대에서 오붓하게 자는 것은 글렀습니다. 오늘 밤도 침대에는 당신 혼자 뿐입니다, 탐사자.

 

 


 

 

♬ Memoir [Ultramarine]

 

잠들 수 없는 끔찍한 새벽입니다. KPC의 울음소리가 멎지 않습니다. 거실에서 흐느끼고 오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버리지 말아달라고, 날 두고 가지 말아달라고, 날 영원히 사랑해달라고. 미안해, 탐사자, 미안해, 잘못했어, 내가 더 잘 할테니까 날 버리지 말아줘……. 그 흐느낌은 언어로 감히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서러운 감정에 파묻혀있습니다. 대체 누굴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는 건가요? KPC는 거실에 있고, 당신은 지금 방에 있는데 말이죠. 거실에서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KPC가 넘어진 모양입니다. 울음소리는 더욱 커져만 갑니다. 이런 건 싫어, 전부 싫어, 악몽이야, 끔찍해. 싫어, 제발 날 사랑해 줘. 제발, 부탁이야. 당신의 이름을 몇 번이고 부릅니다. (KPC는 꿈을 꾸고 있지 않습니다. 명확히 현실을 바라보고 있지만, 꿈에서 본 풍경이 현실에서 환각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거실로 나가보는 게 좋겠어요.

 

탐사자가 조심스레 방에서 나가서 거실로 걸어간다면, 거실 바닥에 주저앉은 채 펑펑 울고 있는 KPC를 발견합니다. KPC는 자신의 앞을 바라보며 당신의 이름을 연달아 부릅니다. 당신은 그 자리에 없는데도요. KPC 옆에 켜진 TV에서는 ‘ 계속 감상하실 건가요? ’ 라는 물음을 띄운 채 퍼런 불빛만 내보입니다. 울음소리가 들리는 내내 거실은 KPC의 소리만 들려왔으니 이 화면이 켜진지는 꽤나 되었겠죠. KPC는 TV에 그런 화면이 띄워진 것조차도 모르는 것 같지만요.

 

아, KPC는 대체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요. 꿈, 아니면 현실? 분명히 눈 앞을 응시하며 당신을 부르짖고 울던 KPC가 곧 당황해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마치 자신이 보던 것이 한순간에 사라진 것처럼. 혼란스러움에 빠진 채 KPC는 탐사자, 어디 있어? 어디 간거야? 하고 외칩니다. 숨을 크게 마시더니, 마치 본인이 마주한 현실을 믿지 못하는 것처럼 몇 번이고 그리 외쳐댑니다. 이내 거실 테이블 위에 있는 필통에서 커터칼을 꺼내 드르륵 칼을 밀어냅니다. 탐사자가 KPC를 막기 위해 나아가려 한다면, KPC의 두려움과 광기가 뒤섞인 눈을 마주합니다. 그 표정은 탐사자 당신이 아는 KPC가 아닙니다. 당신은 그 자리에 멈춰섭니다. 정말 당신이 아는 KPC가 맞나요? 이성 판정. (0/1)

 

“ 이건 꿈일 거야. 꿈이어야만 해. 꿈이야, 분명히 꿈이야. ”

 

집안이 너무나도 고요한 탓에 집중하지 않아도 들리는 중얼거림. KPC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퍼런 불빛에 희번득하게 빛나는 칼날을 쳐다보다가, 눈을 꽉 감고 제 팔을 거세게 그어냅니다. 팔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어둠 속에서도 확실히 보이는 선혈이 바닥에 뚝뚝 떨어집니다. 이성 판정. (0/1d2) KPC가 고통에 괴로워하는 소리를 내며 다시 울기 시작합니다.

 

“ 여긴 현실이야, 꿈이 아니야. 진짜야. ”

“ 탐사자가 날 버렸어. ”

“ 탐사자가 날 버리고 가버렸어! ”

 

처절한 절규만이 집 안에 울러퍼집니다. 탐사자가 KPC에게 다가가본다면, RP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KPC는 탐사자를 보자마자 어깨를 붙잡고 언성을 높입니다. 왜 날 버리고 가버린 거야? 왜 돌아왔어? 내가 싫어진 게 아니야? 라며, 계속 추궁합니다. KPC가 다소 공격적인 성향일 경우, 손에 들고 있는 커터칼로 탐사자를 공격하려 들 수도 있습니다. 탐사자가 KPC를 제압하거나 설득시키는 것은 자유입니다. 말재주 및 설득 판정을 선언하고 성공한 경우 KPC의 태도가 누그러지지만, 실패한 경우 오히려 더 심하게 행동하게 해 주세요. 적당히 탐사자가 KPC를 진정시키거나 제압을 완료한 경우, 다음으로 진행합니다.

 

“ 탐사자, 사랑해. ”

“ 정말로 사랑해. ”

“ 그러니까 제발… 부탁이야. ”

 

날 사랑해 줘.

 

KPC는 그 자리에서 지쳐 잠들어버립니다. 그제서야 당신의 몸을 감싸고 있던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 듭니다. 급격히 피로감이 몰려옵니다. KPC를 챙기고 다시 자러 가야겠어요. 내일도 아침에 잘 일어나야 하잖아요? 탐사자.

 


 

 

♬ 4AM - Animal Crossing New Leaf - Unextended

 

그런 날들이 얼마나 흘렀죠?

 

새벽마다 반복되는 울음, 당신이 자신을 버릴까봐 두려움에 가득 찬 모습, 당신이 별 시덥잖은 일에 짜증을 내도 쉽게 겁먹고 벌벌 떠는 모습, 당신을 끌어안고 제발 버리지 말아달라며 패닉에 빠진 채 애원하는 모습, 매일같이 당신이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게 아니냐는 의심, 나를 정말로 좋아하는 게 아니지 않냐는 질문, 웃음과 행복이 줄어든 하루…. 당신도 KPC도 지쳤습니다. 아니, 당신은 KPC에 비하면 굉장히 가뿐한 상태일 겁니다. 당신 스스로도 알고 있습니다. 이제 KPC는 잠도 제대로 못 자니까요. 간신히 자더라도 결국엔 또 그 망할 꿈 때문에 오랫동안 잠을 청하지 못합니다. 식사량도 줄었고, 활동량도 줄었습니다. 단 하나 늘어난 게 있다면, 당신을 향한 애정 표현입니다.


KPC가 지나가듯이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얘기합니다. 지금은 오후 6시, 나른한 주말 겨울의 오후입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내내 KPC가 당신 곁에 붙어 사랑한다는 말을 백 번을 넘게 한 것 같습니다. 잠시 외출을 하고 싶어도, KPC가 어디를 가냐며 끈질기게 달라붙는 탓에 하루종일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게 됐죠. 그래도 이 정도면 꽤나 평화로운 하루입니다. 더욱이 그나마 집 안에 있으면 당신의 자유는 보장되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하지만 집 안에서 할거리도 이제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어떡할까요. 탐사자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으나, 결국엔 집안 조사를 하게끔 만들어주세요.

 

탐사자가 바깥에 나가려고 시도하는 경우, KPC가 탐사자를 막습니다. 어딜 가는 거냐고, 자신과 계속 이 집에 있어달라고 끈질기게 부탁합니다.

탐사자가 핸드폰을 보려고 하는 경우, KPC가 탐사자를 의심합니다. 자기 말고 누구랑 연락하려는 거냐며 붙잡고 추궁합니다. 결국은 보지 못하게끔 만들어주세요.

탐사자가 집안을 조사하는 경우, 거실, 주방, 안방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PL이 원할 때 조사를 종료할 수 있습니다.

 

거실에선 TV, 소파, 테이블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TV → 평범한 소식들이 흘러나오는 TV입니다. 뉴스, 예능 프로그램을 볼 수 있습니다.
· 뉴스 : 데이트 폭력 관련된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전에 핸드폰을 조사해 뉴스를 본 경우,) 며칠 전에 보았던 뉴스 이후로 이러한 기삿거리가 부쩍 늘었습니다. 잠깐 보고 있자니, KPC가 채널을 멋대로 바꿔버립니다. 탐사자가 다시 채널을 돌려놔도 다른 채널로 바꿔버립니다.

· 예능 프로그램 : 요 며칠 계속 하고 있는 연애 프로그램입니다. 일주일 중 이틀 연속으로 방영하는 덕인지 벌써 많은 이야깃거리가 지나갔습니다. 양다리를 걸쳤던 출연자는 하차했고, 남은 출연자들끼리 좋은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벌써 커플처럼 보이는 사람도 잔뜩 있습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KPC가 무어라 중얼거립니다. ★ 듣기 판정 : (성공 시) 부럽다. 희미하지만 그것만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 (극단적 성공 이상일 시) 부럽다. 전부 없어져버렸으면 좋겠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섬뜩한 말을 중얼거립니다. 이성 판정. (0/1d2) / (실패 시) 뭐라 중얼거린 것인지 확실히 들리지 않습니다. 

소파 → 많으면 세 명까지 앉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인 가죽 소파입니다. 꽤 오랫동안 쓰고 있지만 어디 망가진 데 없이 푹신푹신하고 편안합니다. ★ 관찰력 판정 : (성공 시) 색이 색이라 티가 나지 않지만, 희미하게 무언가 묻은 자국이 있습니다. …피, 같습니다. 며칠 전 KPC가 새벽에 칼을 든 채 난동을 부린 광경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피비린내가 코 끝을 찌르는 느낌입니다. 이성 판정. (0/1) / (실패 시) 무언가 묻은 것 같긴 한데, 뭔지 잘 모르겠네요.

테이블 → 목재로 만든 테이블에 투명한 유리를 깔아서 빈티지한 느낌이 좋은 테이블입니다. KPC가 새벽마다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늘어나서 그런지, 예전처럼 깔끔하지 않습니다. KPC의 노트북과 두루마리 휴지 하나, 필통이 있습니다. 탐사자가 필통을 열어본다면, 샤프, 펜, 지우개, 가위, 풀, 커터칼 등 기본적인 문구가 들어있습니다. 커터칼에는 피가 묻었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탐사자가 KPC에게서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게 허락을 받는다면, 이름 없이 온점으로 된 폴더 안에 날짜별로 정리된 폴더와, 그 안에는 탐사자의 사진이 가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방에선 싱크대, 전기레인지, 냉장고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싱크대 → 싱크대 안은 지나치게 깨끗합니다. 요즘 KPC가 무척이나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해서 경이로울 수준입니다.

전기레인지 → 이전에 쓰던 가스레인지가 점화하는 게 영 석연찮더니, KPC가 전기레인지로 바꿔버렸죠. 바꾼 덕에 정리도 편해지고 답답할 일도 없고 편안합니다. 이젠 KPC가 요리해주는 게 일상이지만요. (KPC가 요리를 잘 하지 않는 경우, 최근 들어 요리에 열의를 띄더니 이젠 탐사자 대신 해주는 일이 부쩍 늘었다고 묘사해주세요.)

냉장고 → 이런저런 식재료나 음료수, 간식거리 따위가 보입니다. 탐사자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KPC가 당신이 좋아하는 것으로만 냉장고를 채우기 시작했죠. 본인의 입맛 따위는 신경 안 쓰는 것 같이요.

 

안방에선 침대, 책장, 책상, 침대 옆 협탁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침대 → 푹신푹신한 2인용 침대입니다. 2인용이라는 장점이 무색하게, 요즘은 당신 혼자서만 자는 일이 잦습니다. 

책장 → 이런저런 책들이 꽂혀있습니다. 지금 특별히 읽을 것은 보이지 않네요. ☆ 자료조사 판정, 이전에 자료조사를 판정한 뒤 성공했을 경우 판정에 상관 없이 탐사자가 찾고 싶은 경우 바로 성공 란으로 진행합니다. : (성공 시) 이건 KPC의 책인 걸까요? 처음 보는 파스텔 분홍톤의 표지를 가진 책이 꽂혀있습니다. 제목이 적혀있지 않습니다. 책을 펼쳐보자, KPC의 글씨체로 빼곡하게 채워진 글들이 보입니다. 전부 KPC가 꾼 악몽의 내용입니다. (하단 핸드아웃 배부)

탐사자가 날 버리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꿈을 꿨다. 탐사자는 내가 싫어졌다며 나랑 만나서 같이 산 물건 같은 걸 전부 버려버렸다.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나보다 훨씬 좋아보이는 사람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나에게 헤어지자는 말도 안 했으면서 누구랑 만나는 거냐고 화내니 너랑은 말하기 싫어서 그랬다고 했다. 그리고 날 두고 가버렸다. 동거하는 것도 내쫓겼다. 그래도 꿈이었으니까 괜찮아.

오늘은 탐사자가 나같은 건 필요 없다고 내쳐버리는 꿈을 꿨다. 어제 꾼 꿈처럼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건 아니었는데 그냥 내가 싫다고 했다. 나랑 어울려주는 게 힘들다고, 나같은 건 죽어버리면 좋겠다고 그랬다. 그래도 꿈 속에서 내가 탐사자에게 사랑한다고 계속 얘기했는데 되게 귀찮아했다. 넌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을 거라고 얘기했다. 일어났는데 옆에 탐사자가 있길래, 나도 모르게 목을 졸랐다. 꿈이 아닌 줄 알았어. 미안해.


탐사자가 건조하게 헤어지자는 말을 했다. 카페에서 즐겁게 얘기하고 있었는데 웃으면서 이제 그만 만나자고 얘기했다. 집에 있던 물건들은 알아서 가져가고 도어락도 바꿀 거니 그리 알라고 말했다. 왜냐고 물어봐도 그냥, 내가 싫다는 말밖에 하지 않았다. 싫어서 잔뜩 울었는데, 꿈이었다. 옆에서 탐사자가 날 걱정스럽게 보고 있었다. 잠 못 잘 거 같아.

이번에는 내가 탐사자를 죽여버리는 꿈을 꿨다. 고의로 죽인게 아니었어. 고의가 아니었어. 네가 날 미워하길래, 난 그냥 널 좋아하니까. 붙잡고 싶었어. 미안해, 탐사자. 미안해.



간만에 탐사자가 나를 따듯하게 대해주는 꿈을 꿨다. 내가 울면서 매달렸는데도 괜찮다고 달래줬다. 화낸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어. 꿈이 맞았던 건지도 모르겠어.

탐사자가 날 또 버리고 가는 꿈을 꿨다.

탐사자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매장당하는 꿈을 꿨다. 탐사자는 내가 싫은데 억지로 사귀고 있었다고 했다. 내가 같이 따라가고, 연락하는 것을 스토킹 행위라고 경찰에 신고해버렸다. 뉴스거리가 되어서 주변 사람들도 탐사자도 전부 나를 떠나버리고 혼자 남는 꿈이었다. 외로운 꿈이었어.

또 꿈을 꿨다. 내용은 기억하고 싶지 않다.

지금은 꿈 속이다. 탐사자가 나를 좋아해주고 아껴주는 꿈이다. 영원히 이런 꿈만 꾸면 좋겠어.

 

글에서 심한 불안감이 묻어납니다. 현실과 꿈 속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적힌 것도 보입니다. 지금 KPC는 자신이 꿈이라고 알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현실이라 인지하고 있을까요. 당신에겐 알 방도가 없습니다. / (실패 시) 새로 산 책 같은 것도, 읽고 싶은 것도 딱히 없습니다.

 

책상 → 탐사자 당신의 PC가 놓여있습니다. PC 모니터에 하트 모양으로 잘라진 메모지가 붙여져 있습니다. ‘ 사랑해. ’ 라고 KPC의 글씨체로 써져있네요. 언제 이런 걸 붙인 걸까요.

침대 옆 협탁 → 첫 번째 칸에는 자주 쓰는 물건들이 놓여있습니다. 테이프나 메모지 따위의 사소한 것들입니다. 두 번째 칸에는 다칠 때 쓰기 위한 반창고나 연고 따위가 있습니다. (이전에 안방에서 협탁을 조사한 경우,) 예전에 보았던 것보다 반창고랑 연고가 좀 줄었네요. 세 번째 칸에는 잘 쓰지 않지만, 공구들이 잔뜩 있습니다.

 

조사를 마치는 경우, 다음으로 진행합니다.

 

KPC가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슬슬 저녁을 먹자고 하는군요. 시간도 어느새 7시가 되었습니다. 요리해준다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는군요. 오늘도 분명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식탁 위에 올라올 것입니다. KPC가 요리를 하는 동안 짧게 RP를 진행합니다. 탐사자가 기대하고 있다, 늘 요리하게 만들어서 미안하다, 덕분에 고맙다, 내가 좋아하는 건 그만 만들어도 괜찮다 등등의 얘기를 하는 경우… KP의 적당한 판단 아래 다음으로 진행합니다. 또한 분홍색 책에서 본 내용을 말할 경우, RP 진행 상황과 관계없이 바로 다음으로 진행합니다.

 

♬ antent - hope to see you again (slowed & reverb)

 

KPC의 얼굴이 굳습니다. 

 

“ 방금 뭐라고 한 거야? ”


KPC가 탐사자 당신을 붙잡고 묻습니다. 

 

“ 왜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내가 싫어졌어? ”

 

당신은 그 어떤 이상한 말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평범한 일상의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KPC는 한순간에 괴로운 표정을 지은 채 당신을 바라봅니다. 마치 당신이 자기를 싫어한다고 말한 것처럼요. 그런 태도는 일절 없었을텐데. 만일 탐사자가 책에서 본 내용을 말했을 경우, 어째서 탐사자가 그런 것을 알고 있냐고 물어봅니다. KPC는 탐사자가 질문에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말을 쏟아내다가, 홀로 결론에 다다릅니다.

 

“ 지금은 꿈인 거구나. ”

“ 그렇구나, 그렇지? 나,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지? ”

“ 탐사자는 날 좋아하잖아. 내가 뭘 해도 사랑해주잖아. 그런데, 탐사자가 내게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거야. ”

“ 분명 이건 꿈이야. ”

 

KPC가 기괴하게 미소짓습니다. 이건 꿈이야, 그러니까…. KPC가 거실 테이블에 놓인 필통에서 커터칼을 꺼내듭니다. 그리고 곧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 너 같은 가짜는 필요 없어. ”

 

무딘 칼날이 당신의 어깨를 찌릅니다. ☆ 회피 판정 : (성공 시) 어떻게든 피해서 스치기만 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상처는 여전합니다. / (실패 시) 너무 늦었습니다. 어깨에 날이 박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커터칼이란 게 이렇게나 날카로운 도구였나요? 칼날이 깊게 박히지는 않았지만, 아릿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KPC가 당신을 찔렀습니다. 당신은 가짜라면서요. 이성 판정. (1d2/1d4) 탐사자가 KPC에게 무언가 말을 한다면, KPC가 곧바로 정신을 차립니다. 당신의 어깨와, KPC 자신의 손(회피 판정에 성공했다면, 칼을 들고 있는 손)을 몇 번 번갈아 보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쌉니다. KPC가 다급하게 당신의 상처를 소독하고, 치료해줍니다. 미소짓고 있던 얼굴은 다시금 우는 얼굴로 엉망이 됩니다.

 

“ 난 뭘 보고 있었던 거야? ”

 

아무도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내뱉으면서요.

 

 


 

♬ antent - i'll be your reason

 

그리고 이틀, 잠들 수 없는 새벽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굳게 닫힌 안방 문을 KPC가 쾅쾅 두드리는게 들립니다. 탐사자, 이 문 좀 열어줘. 제발 열어줘. 날 버리지 마. 날 버리지 말아줘.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KPC의 손엔 이번에 식칼이 쥐여져있다는 것을요.

 

★ 듣기 판정 : (성공 시) 문 너머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립니다. “ 사랑받고 싶었어. 그런데 탐사자는 날 버렸잖아. 용서할 수 없어.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 KPC가 이내 처절하게 외칩니다. 기이합니다. 당신은 한번도 KPC를 버린 적 없습니다. 분명 지금 KPC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일 거예요. / (실패 시) 문 너머로 흐느끼며 KPC가 무언가를 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울음과 섞여 뭉게져서 잘 들리지 않습니다. 단 하나 들리는 게 있다면,  용서할 수 없어, 라며 처절하게 외치는 KPC의 목소리입니다.

 

탐사자가 무어라 말해도 KPC에겐 탐사자의 말이 들리지 않습니다. 계속 오열하며 문을 두드립니다. 식칼로 문을 찌르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이 문을 연다면 당신은 죽을 것입니다. 당신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는 KPC의 손에 말이에요. 열 수 없습니다. KPC가 아무리 가여워도 이 문을 열 수 없습니다. 

 

문 손잡이를 꽉 잡고, 온 몸으로 힘껏 누르며 당신은 안간힘을 씁니다. ★ 근력 판정 : (성공 시) 결국 KPC가 지친 듯 문을 두드리는 것을 멈춥니다. 문 너머로 둔탁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분명히 식칼일 겁니다. 사랑해, 라며 중얼거리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계속 웅얼거리다가, 소리가 멈춥니다. 지쳐 잠든 걸까요. / (실패 시) KPC가 온 힘을 쥐어짜내서 문을 결국 열고 들어옵니다. 손에 들린 식칼이, KPC의 뒤에서 내리쬐는 전등 불빛을 받아 섬뜩하게 빛납니다. 주마등이 스쳐지나갑니다. 이대로 죽는 걸까요? “ 드디어 열었다. 더 도망가지 마…. ” 그렇게 말하는 KPC의 몸은, 지친 듯 식칼을 떨어트립니다. 사랑해, 라고 마지막으로 중얼거리고 그 자리에 풀썩 쓰러집니다. (민첩 판정을 선언하여 받아줄 수 있습니다.) 지쳐 잠든 모양이에요.

 

당신의 몸에서 식은땀이 흐릅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이라고 해도 당신에게 진심으로 달려드는 것은 두렵습니다. KPC가 언제 일어나 또 당신을 찌를지 모릅니다. 같이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당신은 그럴 수 없습니다. 본능적인 공포를 이겨낼 수는 없습니다. 

 

결국 오늘도 침대에는 당신만이 잠듭니다.

 


 

 

♬ Bonjr - If it's real then I'll stay (slowed)

 

당신이 칼에 찔리고, KPC에게서 이상한 말을 듣고, 정상적이지 않은 일상을 보낸다 해도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흘러갑니다. 당신은 오늘도 일(공부로 개변 가능)을 하러 나왔습니다. 하루종일 밖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견디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 지능 판정 : (성공 시) 분명 KPC였을 겁니다. 지금도 느껴집니다. KPC가 당신을 스토킹하고 있다는 것을요. / (실패 시) 이제 그만 괴롭고 싶어요. 이 시선도 누구의 것인지 알고 싶지 않습니다. 집에 가는 길, 오늘은 또 무슨 일을 겪게 될까요. 어제처럼 칼에 또 찔리게 될까요? KPC가 웃어줄까요? 울지는 않을까요? 온갖 생각이 뒤섞인 채 길을 걷다 보면, 모르는 사람과 툭 부딪힙니다. 그 사람은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고 바삐 지나갑니다. 사회인이란 다 저런 법이겠죠. 당신은 다시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갑니다. 탐사자,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멍하니 돌아가는 도중, KPC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오늘 하루는 조용하다 싶더니, 안 받으면 또 문자를 몇 백 통이나 보낼 셈인 걸까요? 전화를 받아보면,

 

“ 하고 싶은 요리가 생각났어. 탐사자, 네가 분명히 좋아할 거야. 식재료 사고 들어갈 거니까 집에서 조금만 기다려줘. 30분 정도 걸려. 더 걸릴 수도 있어. ”

 

이렇게 말한 뒤 바로 끊어버리네요.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문자로 남겼다는 표시를 해주세요. KPC가 방금 부딪힌 인간을 끌고 가서 죽일 겸 식재료로 만들어올 셈입니다. 살인에 걸리는 시간이 이렇게 짧은 사유는 적당히 '사랑의 힘'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생각보다 평범하네요. 탐사자가 원한다면 집에 들어가지 않고 잠깐 외출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집에는 무조건 들어가야 합니다. KP 재량껏 진행해주세요.

 

어찌저찌 집에 도착하고 기다리다 보면, KPC가 간만에 활기찬 모습으로 집에 돌아옵니다.

 

“ 다녀왔어! ”

“ 금방 요리할 거니까, 조금만 기다려 줘. ”

 

KPC가 신난 발걸음으로 빠릿빠릿 움직입니다. 손을 닦고, 앞치마를 입고… 콧노래도 흥얼거리면서요. 탐사자가 무슨 요리를 할 거냐고 묻는다면, 대충 고기를 쓴 요리라고 얼버무려주세요. 금방 준비되겠지만, 잠깐 뭐라도 볼까요. 핸드폰을 확인해보면, 특별한 소식은 없는 것 같긴 한데…. SNS에서 이상한 글이 이리저리 퍼지고 있군요. 누가 길을 걷다 이상한 냄새가 나서 그 쪽으로 가보니 웬 이상한 검은 봉투가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에 신고해야되는 거 아니냐며 난리가 났네요. …아, 내용을 확인하고 나니 KPC가 당신을 부릅니다. 요리가 다 됐다는 모양입니다.

 

식사를 하며 RP를 진행합니다. KPC가 굉장히 뿌듯해보이게끔 만들어주세요. 어느정도 RP를 진행하고 다음으로 진행합니다.

 

당신과 KPC 둘다 식사를 마치면, KPC가 자리에서 일어나 기운차게 식기를 정리합니다. 당신은 익숙하게 거실 소파로 걸어가 털썩 앉습니다. 리모콘으로 TV를 틉니다. 저녁 뉴스가 흘러나옵니다. SNS에서 누가 검은 봉투를 찾았는데, 신고해보니 안에 인간의 시체가 있었단 내용입니다. 주변에 CCTV도 없어 용의자 파악이 불가능하다며…. 아까 당신이 본 SNS 글인 것 같군요. 설거지를 금방 마치고, KPC가 당신의 곁으로 걸어오면서 TV를 흘겨봅니다. 그리고 방긋 웃으며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

 

“ 저 사람, 가엾네, 그치? ”

 

탐사자가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KPC는 얼굴을 찌푸리고,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면 웃으며 얘기를 이어나갑니다. 잠깐 사건과 관련된 대화를 하다가, KPC가 이런 말을 꺼내게 해 주세요.

 

♬ improvisation from Live at Ginza Sony Park (July 3, 2020) by Ichiko Aoba

 

“ 있잖아, 탐사자.

“ 저 시체, 아까 탐사자랑 부딪힌 사람이야. ”

“ 아까 먹은 고기는 그 사람이야. ”

 

KPC가 아무렇지도 않게 잔악한 말을 내뱉습니다. ★ 관찰력 또는 심리학 판정 : (성공 시) 거짓말을 하는 얼굴은 아닙니다. 하지만, 설마 진짜겠어요? / (실패 시) 방긋 웃고 있는 걸 보니 장난 삼아 꺼내는 말 같습니다. 당신이 다소 믿지 않는 분위기로 보이니, KPC가 진짜라고 강하게 강조해줍니다.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 한 장을 보여줍니다. 시체입니다. 뒤통수가 둔기 따위로 가격당해 파여져 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켜서 찍은 탓에 잘 보이진 않지만, 분명히 당신과 부딪힌 그 사람입니다. KPC가 웃습니다. 잘 했지? 칭찬해 줘. 라는 듯이요. (KPC는 그 사람이 탐사자와 부딪혔으니 탐사자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그 기분 나쁘게 만든 걸 처리했으니 칭찬받고싶어하는 상태입니다.) 이걸 왜, 그런 얼굴을 하며 보여주는 거죠? 그 사진을 보자, 방금 맛있게 먹은 식사가 속에서 올라옵니다. 이성 판정. (1d2/1d4)

 

아아, 탐사자. 방금 당신은 인간의 도덕성 따위를 전부 저버린 짓을 했습니다. 식인을 했습니다. 당신이 원하지 않았지만, 당신은 인간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먹인 장본인인 KPC는 당신의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칭찬해달라는 얼굴로. KPC는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나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거죠?

 

짧게 RP를 진행합니다. 만일 탐사자가 역겨워하며 구역질을 하거나, 왜 그랬냐고 질타하면 KPC가 표정을 찡그립니다. 탐사자를 위해 한 것인데, 기뻐하지 않으니 실망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금방 탐사자를 의심합니다. 여긴 꿈 속이니까 내가 뭘 해도 싫은 거구나, 같은 느낌으로 반응해주세요. 적당히 대화를 나눈 후 다음으로 진행합니다.

 

“ 탐사자, 나는 널 위해 한 거야. 왜 화내는 거야? ”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KPC가 얘기합니다. 그리고 당신에게로 저벅저벅 다가갑니다.

 

“ 역시 이번에도 꿈 속인 거지? 그렇지? 그래서, 탐사자는 내가 한 게 전부 싫은 거지? ”

 

점차 일그러져가는 얼굴에서 불안, 공포, 실망, 의심 따위의 감정이 느껴집니다. KPC가 탐사자, 당신을 세게 붙잡습니다. ☆ 근력 판정 : (성공 시) 떨쳐낼 수 없습니다. 대체 이런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거죠? / (실패 시) 옴싹달싹도 할 수 없습니다. 압도적입니다. 그리고는 당신을 응시합니다. 당신을 똑바로 바라본 채 또박또박 말합니다. 더이상 이런 꿈을 꾸고 싶지 않아. 나는 탐사자에게 사랑받고 싶은 것 뿐인데. (KPC는 어렴풋이 이 상황이 현실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허나 도피하려는 행위입니다. 잠깐동안 탐사자와 KPC가 대화를 할 수 있으나, 탐사자가 뭐라 말해도 듣지 않고 제 할 말만을 중얼거리는 상태로 묘사해주세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점차 시선이 바닥을 향합니다. 힘이 풀리나 싶더니, 다시금 꽉 붙잡습니다.

 

그리고, KPC는 언제나와 같이 미소짓는 얼굴로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 사랑해, 탐사자. ”

 

아아, 너무나도 달콤한 말입니다. KPC가 그동안 해온 짓들이 생각나지만, 모두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달콤한 말입니다. 당신을 칼로 해치려고 했던 것도, 매일 밤 새벽마다 울던 것도, 지금 인간을 먹인 것도, 자신의 몸을 마구잡이로 해치던 것도. 전부, 전부 용서해버릴 정도로 달콤한 언어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언제까지, KPC가 당신을 사랑한다 생각하며… 의미 없는 믿음에 꽂힌 채로 살아갈 것입니까?

 

지금 그의 행동은, 그야말로 괴물이지 않습니까?

 

“ 탐사자, 너는 날 사랑해? ”

 

KPC가 간절히 묻습니다.

어떻습니까? 탐사자.

 

당신은 여전히, 이 수많은 일을 겪고도, 지옥같은 순간을 지내고도…

KPC를 사랑하나요?

 

엔딩 분기점 RP를 진행합니다. RP 내내 KPC는 이 모든 행위를 탐사자를 순수히 사랑했기에 저지른 거라고 얘기해주세요. desc 또한 탐사자를 진정 사랑했기에 KPC가 이렇게 된 것이라며 종용해주세요. RP 진행 후 탐사자의 반응을 종합하여 결과에 따라 엔딩이 갈라집니다.

 

 


하단에 엔딩을 서술합니다.

 

탐사자가 KPC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말한다면,

END 1. 순수하고 고결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으니.

 

탐사자가 그럼에도 KPC를 사랑하지만 그동안의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한다면,

END 2. 사랑의 결말이 늘 행복일 수는 없으니.

 

탐사자가 그럼에도 KPC를 사랑한다 말한다면,

END 3. 광기야말로 진정한 축복이리라.

 

플레이 도중 탐사자가 광기에 걸린 경우,
END 4. 비로소 종내에 사랑을 이해하리라.

 

 

END 1. 순수하고 고결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으니.

♬ アダンの島の誕生祭

 

당신은 KPC에게 더이상 KPC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KPC는 당신의 말을 믿고싶지 않다는 듯 몇 번이고 고개를 내젓습니다. 이건 꿈일 거라며 중얼거립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당신을 붙잡고 묻습니다. 

 

“ 정말로…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

 

그렇게 말하는 KPC의 얼굴은, 인간이 이런 표정도 지을 수 있는 걸까, 라고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절망에 삼켜진 얼굴입니다. 그럼에도 목소리는 너무나도 담담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광경입니다. KPC가 당신을 놓고, 바닥만을 쳐다봅니다. 한참을 쳐다봅니다. 그리고, 천천히 부엌으로 걸어가서 정리해뒀던 식칼을 가지고 옵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힘 없는 움직임으로 터벅터벅 걸어옵니다.

 

“ 알았어. ”

 

당신을 바라보며 환히 웃습니다. 홀가분해진 듯 웃습니다. 행복과는 거리가 먼 웃음이지만, 당신은 직감합니다. KPC는 지금 웃고 있지만 그 무엇보다도 슬퍼하고 있습니다. 탐사자, 당신은 KPC의 그런 감정을 읽어낼 정도로 사이가 돈독했는데, 한순간에 이 모든 관계가 부숴져버렸습니다. 순수하고 고결한 사랑은 그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는데, 당신은 망가진 KPC에게서 순수하고 고결한 사랑을 탐했습니다. 만족스럽나요? 이걸로 정말 만족하나요?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해도, 선택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축 늘어진 듯 서 있던 KPC가 날렵하게 당신의 복부를 칼로 찌릅니다. 한 번 찌르고, 뺐다가, 다시 세게 쑤셔넣습니다. 피가 울컥거리며 쏟아져나옵니다. 아래를 바라보면, 당신의 배에서 당신을 이루는 것들이 쏟아져나오는 게 보입니다. 힘이 풀립니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당신은 그대로 쓰러지고, KPC는 쓰러진 당신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계속해서 찌릅니다.

 

반응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KPC는 차갑게 식어가는 탐사자를 바라봅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사랑스럽단 눈으로, 동시에 증오스럽단 눈으로 쳐다봅니다. 이제 모든게 끝나버렸습니다. 사랑은 여기서 끝났습니다. 아, KPC 당신은 사랑을 위해서라면 미칠 수 있는데, 왜 그는 미쳐주지 못한 걸까요. 

 

하지만 그런 건 이제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이제 당신도 탐사자를 따라가면 그만이니까요.

 

탐사자의 피로 흥건하게 젖은 식칼을 높이 치켜세웁니다.

 

“ 사랑해. ”

 

그것이 이 지독한 사랑의 마지막 한마디입니다.

 

[ KPC 로스트 / 탐사자 로스트 ]

 

 

 

END 2. 사랑의 결말이 늘 행복일 수는 없으니.

♬ Ichiko Aoba - 海底のエデン (Choe ver.)

 

당신은 KPC에게 KPC를 사랑하지만 그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어째서 이해해주지 못하는 거냐며 KPC가 몇 번이고 되묻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에는 만족한 듯 웃었지만, 그 이외에는 납득하지 못한 얼굴입니다. 

 

“ 그래도 사랑해주는 거지? ”

 

단지 그것만이 중요한 듯 되묻습니다.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분명히 사랑할거라 대답하리라 단정짓고 KPC가 당신에게서 멀어져 부엌 쪽으로 걸어갑니다. 그리고  정리해뒀던 식칼을 가지고 옵니다. 우울하지는 않은 발걸음입니다. 그렇다고 밝은 움직임도 아닙니다. 그 한 발짝 한 발짝 마다 수많은 감정이 실려 있습니다.

 

식칼을 가지고 천천히 다가와, KPC가 탐사자 당신을 껴안습니다. 그 식칼로 당신을 무자비하게 찌를 줄 알았더니,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껴안습니다. 허나 그 손길엔 미묘한 감정이 실려 있습니다.

 

“ 이해해주지 않아도 괜찮아. ”

 

상냥한 목소리로 귓가에 그리 중얼거립니다. 따스한 목소리입니다. 너무나도 따스하고, 편안한… 그래요, 이 일상이 망가지기 전의 목소리입니다. 안심이 됩니다. 손길에는 여전히 알 수 없는 감정이 가득합니다. 그럼에도 이 순간에 안정감을 느껴 당신이 KPC를 따라 껴안으려는 순간, 당신의 목덜미에 날카로운 것이 꽂혔다가 빠지는 게 느껴집니다. 피가 솟구칩니다. 새빨간 혈액이 당신의 목에서 울컥이며 쏟아져, KPC와 당신의 몸을 같이 적십니다.

 

힘이 빠져나갑니다. 눈 앞이 어지러워집니다.

 

“ 이러면 더 이상 그런 걸 신경쓰지 않아도 돼. ”

 

KPC가 식칼을 저 멀리 던져버리고, 당신을 소중하게 쓰다듬습니다. 점점 몸이 차가워지는데, 그 손길은 어찌나 따듯한지. 그래요, 사랑의 결말이 늘 행복일 수는 없죠. 당신은 결국 KPC를 사랑하니 납득하자고 생각합니다. 설령 납득하고 싶지 않더라도…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느릿하게 죽음이 당신을 집어삼켜갑니다.

 

“ 사랑해. ”

 

당신에게 들린 그 마지막 한마디가 이 영원한 사랑의 시작입니다.

 

[ KPC 생환 / 탐사자 로스트 ]

 

 

 

END 3. 광기야말로 진정한 축복이리라.

Ichiko Aoba - Asleep Among Endives

 

당신은 그 모든 일이 있었음에도 KPC를 사랑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행동도 이해할 수 있다고, 사랑한다면 그럴 수 있다고. KPC는 무척이나 기뻐하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요 며칠간 보았던 얼굴 중에서, 지금이 가장 행복해보이는 모습입니다. KPC가 당신을 소중하게 껴안습니다. 이 짧은 기간 동안 겪었던 고통이 모조리 날아가는 듯한 따스한 감각입니다.

 

“ 고마워, 나도 사랑해. 정말로 사랑해…. ”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이런 사랑은 어디에도 용납받지 못할 것이라는 걸요. KPC를 용서해준 것은 단지 당신 뿐입니다. 그 사이에 일어난 모든 일들을 다른 이들이 용서해줄리는 없습니다. 심지어, KPC는 살인을 저지르고 당신에게 인간을 먹였습니다. 그것은 도리에 어긋납니다. 당연한 얘기죠. 그러니 타인이 보면 KPC와 당신을 사랑에 미쳤다고 얘기할 겁니다. 하지만 그건 이상한 얘기에요. 사랑이란 건 미쳐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요?

 

그러니 고작 그따위 것이 당신과 KPC의 사랑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 이런 행복한 꿈만 영원하면 좋을텐데. ”

 

KPC가 당신을 꼬옥 껴안고 그리 중얼거립니다. 이 모든 상황을 꿈이라 인지하는 걸까요, 당신이 그리 생각할 때 즈음 KPC가 이어서 말합니다. 안았던 걸 살짝 풀어주고 당신을 응시하면서요.

 

“ …하지만, 지금은 현실이야. 널 껴안았을 때 온기가 느껴지는걸. ”

 

KPC는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로 당연하단 듯 말합니다. 그리고 만족스럽게 미소짓습니다. 그 미소는, 이 끔찍한 일상이 시작되기 전의 미소입니다. 확신한 목소리도, 그 손짓도, 모두. 평화롭던 나날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 사랑해. ”

 

포근한 목소리가 당신을 감쌉니다. 당신도 KPC를 안고 사랑한다고 얘기해줍니다. 

 

사랑에는 늘 어느 정도의 광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광기에도 늘 어느 정도 이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광기는 진정한 축복일 겁니다.

 

이것이 영원한 사랑의 시작입니다.

 

[ KPC 생환 / 탐사자 생환 ]

 

 

 

END 4. 비로소 종내에 사랑을 이해하리라.

♬ Ichiko Aoba - Mars 2027

 

이런 상황도 점점 지쳐만 갑니다. 당신도 결국 인간이기에 한계는 존재합니다. 아무리 당신이 KPC를 사랑해도, 아무리 KPC가 당신을 사랑해도… 여지껏 겪은 이 모든 일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머나먼 감정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탐사자, 당신은 끝내 그 감정에 다다랐습니다. 사랑을 위해 피어난 광기, 완벽히 닮지 않았더라도 당신 또한 광기라는 것에 도달했습니다. KPC는 그런 당신에게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드디어 이해해주었다고 웃어줬나요? 아니면, 당신의 기행에 놀랐나요? 그것도 아니라면, 이미 당신이 KPC를 먼저 죽여버렸기에 KPC는 아무런 반응도 보여주지 못하나요?

 

후회하나요? 탐사자.

후회하지 마십시오. 기뻐해야 합니다.

당신이 드디어 겪게 된 광기라는 감정에 당신은 감사해야만 합니다.

 

사랑은 미쳐야만 할 수 있습니다. KPC는 미쳐있기에 당신에게 그동안 그런 행색을 보였던 것이죠. 미친 자의 행동은 똑같이 미쳐야 이해할 수 있는 법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당신 또한 드디어 미쳤기에 KPC가 바라는 대로, 당신과 KPC는 영원한 사랑을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는 절대 이해해주지 못하겠지만, 그것이 무슨 상관인가요? 당신과 KPC가 이제서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는데?

 

자, 얼른 사랑을 속삭여줍시다.

 

당신이 내뱉은 한마디가 이 지독하고 달콤한 사랑의 최초이자 최후의 한마디입니다.

 

[ KPC ??? / 탐사자 장기적 광기 ]

 

 


후기

 

얀데레라는 소재를 정말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 한 번 꼭 써보고 싶었습니다. 예전 시나리오도 다 얀데레같긴 하지만...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하단은 후기란입니다. 후기를 작성해주시면 추후 시나리오 제작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https://forms.gle/8ccv3XjQGwBS6Mb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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